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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기업일수록 의사 결정은 오래걸리고 혁신은 어렵다.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서 새로운 가치에 도전하고 일자리 창출과 해외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것은 오히려 스타트업이나 중소 기업이 유리하다. 업계와 정부가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투자를 해야 하는 이유이다. 하지만,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서비스와 기업이 등장하는 실리콘 밸리에 비해 국내 시장은 너무 조용하다. 아이디어만 가지고 성공하기에는 국내 시장의 환경이 너무 척박하기 때문이다.
과연 모바일 컨텐츠를 개발하고 있는 국내 사업자는 몇개 정도나 될까? 정확하지는 않겠지만 국내 통신사 마켓에서 Mobile App을 등록한 업체수를 기준으로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KOCCA의 최근 보고서에 의하면 1,270개 사업자이며 이 중에서 3개 통신사에 모두 서비스를 하고 있는 기업은 313개였다. 평균 등록 App의 갯수는 7.5개이며 A사 마켓(T Store로 짐작이 된다)에만 등록하고 있는 업체가 729개로 가장 많았다.
10명 미만의 영세한 업체가 절반
대부분 짐작하는 바와 같이 1,270여개의 모바일 컨텐츠 기업들의 대부분이 영세하다. 먼저, 규모면을 보자면 49.5%이 10명 이하이고 70.4%가 20명 이하로 구성되어 있다. 약 12%는 50명 이상의 규모를 가지고 있지만 일부 게임 개발사와 대형 온라인 사업자에 한정된 이야기이다.
규모가 작다보니 매출액 규모도 클 수 없다. 16~20명 규모의 기업 평균 매출액(2011년 기준)을 보면 2억 5900만원 정도인데, 종업원 1인당 매출액이 년간 1200만원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이다. 1인기업의 매출액이 4천 6백만원이고, 50명 이상의 기업들이 어느 정도 규모의 수익을 발생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모바일 컨텐츠 시장이 아예 1인 기업이거나 어느 정도 규모가 되어야 생존이 가능한 환경이 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모바일 컨텐츠 경험이 부족
2000~2008년 사이의 평균을 보면 모바일 컨텐츠 업체의 66.1%가 WAP이나 WIPI 기반의 사업에 대한 경험이 있었다. 기업이 어느 정도 연혁이 있거나 구성원들이 모바일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어느 정도 있는 편이었다. 하지만, 최근 스마트폰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스타트업 기업들이 '모바일 컨텐츠'에 대해 새롭게 도전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2011년 업체 상황을 보면 72.7%가 모바일 컨텐츠 경험이 없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렇게 경험이 부족한 신생 업체들은 제품 개발까지는 큰 문제가 없지만 모바일에 특화된 기능, 벨류 체인, 마케팅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 차원의 지원이나 전문 컨설팅, 퍼블리셔들이 필요한 시점이다.
투자가 활발하게 일어나야
이러한 모바일 스타트업들이 겪는 어려움의 원인은 무엇일까? '신규 자금 조달이 곤란하기 때문'이라고 답한 사업자가 63.6%로 월등히 높았다. 환경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때일수록 투자, 펀딩, M&A 등과 같은 자본의 흐름이 원할해야 하는데 현재는 그렇지 못하다는 이야기이다. 모바일 산업에 대한 기대감과 주목에 비해 실상 투자 규모는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잘못된 체감인지 실제 상황인지 궁금해서 한국벤쳐캐피탈협회 자료를 뒤져 봤는데 2002년 3,014억원이었던 정보 통신 분야 신규 투자가 2010년에 2,956억원으로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투자 대상 업체수를 비교해 보면 더욱 명확하다. 2002년에는 395업체를 지원해주었으나 2010년에는 150업체 밖에 되지 않는다.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다보니 아이디어만 가지고 꿈을 현실로 이루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균형감 있는 정부 규제가 필요
투자는 원할하지 않은 반면 정부의 규제는 증가하여 스타트업들이 생존하는 것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최근 정부의 '게임 규제특별법'이다. 모바일 컨텐츠 매출의 대부분은 게임에서 나온다. 국내 통신사 마켓의 월간 App 유료 판매 통계를 보면 게임이 51억원으로 다른 카테고리에 비해 월등히 높은 상태이다. 다른 장르에 비해 지역색에 영향이 적어 수출에도 용이한 효자이다. 정부 차원에서 지원하고 육성해야 할 산업임에도 불구하고 셧다운제, 쿨링 오프제 등의 규제로 인해 업체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오래된 이슈인 '위치정보보호법'도 여전히 해결되어 있지 않은 상태이다. 애플과 구글은 각종 개인의 위치를 저장하여 활용할 계획이고 해외 모바일 광고 솔루션은 위치 정보를 활용한 지역 광고를 지원하고 있다. 반면, 국내 업체들은 사용자 동의를 얻더라도 광고에 위치 정보를 사용할 수가 없어 불평등한 경쟁을 하고 있다.
고질적인 대기업 하청 구조를 해결해야
사정이 이렇다보니 일부 스타트업들은 생존을 위해 대기업 하청 업무를 하곤 한다. 지경부 자료에 의하면 전체 중소 기업의 26%가 대기업 협력 업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많은 잡음과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대기업 협력 업무를 하고 있는 기업의 16%는 하청 업무가 '기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답을 했다.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비용'때문이다. 중소기업의 21%는 납품단가 인하를, 4% 원가 산정 상충에 대한 경험을 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현재 국내는 대기업 외주 비요을 산정할 때 '한국 소프트웨어 산업협회'에서 지정한 개발 기간을 기반으로 한 노임 단가를 기반으로 한다. 얼마전에 이 제도가 폐지되긴 했지만 대체할만한 시스템이 없어 대기업에서는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
SW의 비용 산정을 할 때 해외와 같이 라이센스와 NRE를 구분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하도급을 통해 '병'이나 '정'으로 가더라도 기업의 고유한 라이센스에 대해 인정을 해주고 기업 스스로 인정받을 만한 기술력을 만들어가야 한다. 오래된 관습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모두가 같이 노력하지 않으면 이 문제는 영원히 해결될 수 없을 것이다.
Comments List
현재 하청구조는 기업에 도움은 되지 않지만, 그거라도 안하면 생존할 수 없는 구조인것도 더 문제인듯.. 하청을 하면서 자신들의 것도 개발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길만한 환경이었으면 좋겠는데, 그렇지 못한것도 문제인것 같습니다.
스타트업의 문제는 보다 기업문화적인 측면의 복합적인 문제라고 봅니다.
"모바일 컨텐츠 시장이 아예 1인 기업이거나 어느 정도 규모가 되어야 생존이 가능한 환경이 되고 있음" 이부분은 개인적인 생각엔 통계의 오류인것 같습니다. 1인 기업은 대부분 개인 사업자 형태로 프리랜서와 앱 개발을 병행하는 분들이라 매출이 4000만원대가 나오는 것 같구요.. 50인 이상은 매출 구조를 파악할 필요가 있는데.. 50명 이상이면 대부분 유무선에서 다양한 수익모델이나 대형 SI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경우가 많고, 일부가 앱스토어를 통한 모바일 콘텐츠로 벌고 있는 상황인것 같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모바일 콘텐츠 업계 현실은 몇몇 회사를 제외하고 대부분이 1인당 평균 1000만원이하의 매출을 올리고 있고, 정부과제, 투자, SI 등을 통해 그나마 기업 생명을 연명하고 있는게 현실인 것 같습니다.
업계에 대한 이해가 높은 사람일수록 통계와 숫자를 믿지 않죠. '인사이트'일수도 있고 '경험을 믿는 오류'일수도 있겠네요. 보고서라는게 조사 방법에 따라 오류가 있을 수 있으니 그 부분은 제외해야겠지만 박종일 이사님의 예상과는 다릅니다.
해당 원문 보고서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위의 통계는 한 업체의 전체 매출을 기반으로 한 것이 아니라 순수한 스마트 컨텐츠의 매출만을 조사한 것입니다. 업계의 성격에 따라 통신사와 수익 배분 이전의 금액을 포함한 경우도 있다고 보고서에서 밝히고 있지만 전체 상황을 이해하는데 크게 문제가 없는 것 같네요.
좋은글 잘보고 갑니다^^
회사 잘다니다가 스타트업하려고 준비중입니다. 항상 좋은 자료 너무 감사드립니다.
포스팅 내용 대부분 맞는 것 같습니다. 특히, 요즘은 앱을 통해서 수익을 창출해서 회사를 키우겠다는 생각은 잘못된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전자서적관련 회사로 탈바꿈 하거나, 게임 개발을 하던가, 아니면 통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어찌보면, 좋은 변화인지 모르겠지만, 나름 인사이트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한치앞도 내다보기 힘든 사항이네요.
그래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확실한 기술이나 컨텐츠 또는 강력한 마케팅 능력 셋중에 하나를 갖추지 않으면, 성공할 수도 없고 살아남는 것 조차 불가능하다는 생각입니다.
흠....
모바일 컨텐츠가 유료 수익모델로써
아직 자리를 잡지 못했다는 통계로써는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모바일 컨텐츠중에는 무료로 제공된 쓰래기 컨텐츠가 꽤 있고,
모바일 앱 자체의 유료 수익을 걷기 위한 목적이 아닌,
마케팅강화나 유저수 확보 등의 부가적인 목적을 가진 많은 앱들이 개발되었고,
이러한 앱들을 개발한 3rd party나 중/대기업의 개발자들은 간접적인 수익을 거두었고,
앱 외주 개발 비용으로 걷어 들인 비용은 유료 컨텐츠 비용에는 포함되지 않았으나 컨텐츠 사업자의 수익이 되었을 것입니다.
종업원 1인당 매출액이 년간 1200만원이라면... 이미 망했을 시장이라고 보입니다.
먼가 파보면 더 나올듯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