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근래 SNS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기회가 많아졌다. 그럴 때마다 SNS를 고스톱 게임에 비유를 하곤 한다.
고스톱 게임은 본질적으로 게임성이 검증된 게임이다. 그러므로 어떤 기획이 나오던지 게임은 재미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모든 고스톱 게임이 성공하는 것이 아니다. 물론 그 본질적인 게임성을 잘 표현하는 기획도 중요하겠지만 캐릭터 라이센스, 마케팅 방법, 포인트 소진 방법 등 게임 외적인 요소가 더 많이 작용하게 된다. 게임의 재미 자체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을 해야 하는 다른 게임들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SNS 역시 본질적으로 중독성있고 고객 충성도가 높은 서비스이다. 어떠한 차별화 요소를 내세우건 SNS 서비스는 한번 빠져들게 되고, 기본적인 사용자수를 유지해주면 재미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모든 SNS가 성공하는 것 역시 아니다. 내세우는 차별화 요소를 가지고 어떠한 운영을 하는지, 어떠한 전략으로 움직이는 것이 성공을 좌우하게 된다. 대부분의 웹서비스가 전략 기획을 거쳐 서비스 기획을 하고, 개발을 한 후, 운영과 정기적인 리뉴얼을 하게 되는데 SNS의 경우는 개발 이후에도 전략 기획이 계속 되어야만 한다.(참고 블로그)
오픈플랫폼 "F8"을 통해 성장하고 있는 페이스북의 성장이 대표적인 예이다. 서비스적인 차별화와 안정된 요소도 무시할 수는 없지만 SNS에서의 다양한 접근 채널을 만들어가면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SNS가 다른 서비스와는 약간은 차이가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모든 서비스가 다 비슷한 요소가 있겠지만 다른 서비스에 비해 그 비중이 크다라는 의미이다. 여기서 또 하나를 유의해서 봐야 하는데 페이스북의 성장률은 무섭지만 당분간은 마이 스페이스를 이길 수가 없을 듯 하다. 본질적으로 재미있는 SNS에서 기존 마이 스페이스 사용자들이 굳이 페이스북으로 이동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만들어 놓은 개인 히스토리와 인맥을 굳이 새로 Build할 리스크를 감당할 필요가 없다. 본인이 지금 하고 있는 고스톱 게임보다 약간은 좀 더 신선하고 좀더 화려하지만, 굳이 사람도 별로 없고 지금까지 쌓아놓은 고스톱 포인트를 버리면서까지 타고스톱 게임으로 옮길 필요는 없는 것과 동일하다. 지금하는 고스톱 게임도 충분히 재미있으므로...
2세대 SNS라고 불리우는 '미투데이' 역시 초반에 관심을 끌었지만 가입자수 3만명이라는 현재의 성적표를 볼 때 아쉬움만이 남는다. 물론, '미투데이'의 짧은 나이를 고려하면 실패다 성공이다 단언하기는 아직은 이르지만 부족한 운영의 묘, 마케팅의 부재라는 중간 평가는 어쩔 수 없을 듯 하다.(전략적인 요소에서는 꽤나 고민했다고 생각한다.)
결론은 SNS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재미난 서비스이므로 서비스 차별화 요소보다는 전략적인 요소, 운영의 요소, 마케팅의 요소가 좀더 비중이 크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2007년 12월 21일에 런칭한 SKT의 '토씨' 이야기를 좀 해보자. 모든 SNS처럼 기본적인 서비스의 완성도가 있으므로 '토씨' 서비스는 재미있다. 검증된 시스템과 유무선의 완벽한 연동, 위치 정보를 활용한 '위치 태크' 등.. 재미난 요소가 많다. 하지만 초반 관심을 끌고 광고를 해대고, SKT의 토씨 전반 팀을 새롭게 구성하고, 운영업체 필링크에서도 야심차게 준비하는 것과는 달리 세인들의 관심을 그다지 받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서비스 런칭 시기에 마케팅에 포커스를 맞추어 가입을 유도하고 다양한 이슈를 만들어야 하는 웹서비스의 성격으로 볼 때 초반 고전이라는 평가를 벗어나기는 힘 들 듯 하다.'토씨'는 앞서 이야기한 서비스 기획보다는 전략적인 고민, 운영의 고민, 마케팅의 고민을 해야 한다.
전략적인 부분에서는 이야기할 부분은 먼저 같은 계열사 서비스이고 가장 큰 라이벌인 "싸이월드"와의 관계 설정이다. 개인의 소소한 일상 기록을 기반으로 하는 SNS를 IM처럼 NateON도 쓰고, MSN도 쓰겠지.. 라는 생각은 금물이다. '토씨'를 살리기 위해서는 '싸이월드'를 무너뜨리고 독립된 SNS 서비스로 성공을 해야 할지, 아니면 SKT의 본연의 무선 컨텐츠 활성화를 극대화하기 위한 기반 플랫폼으로서 포지셔닝을 정해야 할 듯 하다. 개인적으로 알고 있기로는 전자에 많이 포커스를 맞추는 듯 한데 좀 더 그룹사간의 진지한 조율과 고민이 있어야 할 듯 하다.
운영적인 부분에서는 앞서 이야기 한 것과 같이 사용자에게 기획적인 요소로 기존 SNS를 떠나 '토씨'로 옮기라는 것은 힘이 든다. 그렇다면 적어도 편하게 옮기는 방법을 지원해야 한다. 그것이 미니홈피이던, 네이버 블로그이던간에 마이그레이션툴은 거의 필수일 듯 하다. 고스톱 포인트가 아까워 지금보다 좀 더 나은 게임으로 굳이 옮길 생각을 하지 않는데 그 게임에서 현재 포인트를 그대로 유지해준다면 그래도 고민을 한번 해보지 않을까?
마케팅 부분에서는 현재 인터넷 사용자 트렌드를 파악해야 한다. 국내 인터넷 트래픽은 '엔터테인먼트' 위주로 움직이고 있다.(관련글 참조) 싸이월드가 아직까지 트래픽을 유지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연예인들의 미니홈피라는 것을 떠올려야 한다. 다양한 방법으로 연예인들의 '토씨' 유입을 유도하고 이를 미디어와 오프라인등을 통해서 적극 홍보하고 활용해야 한다.
현재의 토시는 위와 같은 서비스 외적 요소에 대한 고민이 적은 듯 하다. 사용자에 비치는 토시의 이미지도 중요하지만 회사내에서 Product가 갖는 Identity 또한 중요하다. SNS가 아니더라도 현재의 서비스는 모두가 그만그만하다. 고객을 유입시키고 서비스를 활성화 하기 위해서는 '유무선 연동'만 가지고 접근하기는 힘들다. SKT가 처음으로 하는 웹서비스이다. 보다 적극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잘 활용해보기를 기대해 본다.
Comments List
http://www.read-lead.com/blog/522#comment8716 댓글이 분명 댓글로만 머물지 않을거라 생각했습니다. 드디어 너무나 쿨한 포스팅으로 승화가 되었네요. 공감 100%입니다. "SNS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재미난 서비스이므로 서비스 차별화 요소보다는 전략적인 요소, 운영의 요소, 마케팅의 요소가 좀더 비중이 크다는 것이다." 정말 저도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SNS를 통해 customer engagement를 이끌어 내는 것은 단지 시작에 불과하고 그 이후 단계를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는 말씀.. 깊이 새기도록 하겠습니다. ^^
buckshot님 리플 감사드립니다. 사실 서비스의 기획 요소이던, 플랫폼이던, 개발 요소이건 다 그만그만 한 것이 SNS만의 이야기는 아니게 되어버렸습니다. 그런데 사업기획을 하는 입장에서 서비스가 그만그만 하니 기본적인 기본 요소와 안정된 서비스를 목표로 하고 차별화는 운영과 마케팅에서 해결합시다라고 할 때 윗분들이 이해를 하실련지 모르겠네요. 차별화된 서비스와 새로운 BM이 있어야 되는 걸로 익숙해져서 말이죠. ^^
SNS 서비스 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모든 웹서비스 성공요소는 운영/마케팅의 요소가 가장 핵심이 될 수 밖에 없겠죠.. 서비스 기획은 갈 수록 차별화를 가져가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일테니 말이죠.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부족한 글에 관심을 가져 주신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위의 제 리플에서도 마찬가지지만 웹서비스뿐만이 아니라 플랫폼과 개발 기술까지도 이제는 다 그만그만해져버렸습니다. 이제는 네이버와 다음의 첫모습까지 비슷해져버렸더군요. 당분간은 이런 현상이 심화될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