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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그 시절, 포탈의 역할

인터넷을 처음 접할 때 우리는 포탈의 첫 화면을 열며 하루를 시작했다. 다음(Daum), 네이버 메인 화면은 단순한 유입점이 아니라 정보를 발견하고, 질문을 하고, 답을 기다리는 경험의 장이었다. 카페에서 정보를 찾아 헤매고, 지식iN에 질문을 남기며 관계를 맺기도 했다. 이제 시대가 바뀌자, 검색창을 단지 입력하는 공간이 아니라, 맥락과 상황을 이해해 제안을 던지는 공간으로 바뀌어야 한다.



1. 시대로 읽는 포탈의 변화
▶ PC 인터넷 시대
포털은 웹의 중심이었다. 뉴스, 블로그, 카페, 지식iN… 모든 정보는 그곳에서 시작됐다.

▶ 모바일 앱 시대
네이버는 콘텐츠를 앱으로 가두었고, 카카오는 메시징·결제·모빌리티까지 연결한 슈퍼 앱을 완성했다. 즉, 검색 중심에서 관계 중심 플랫폼으로 전환했다.

▶ AI 시대
이제는 문맥(context)과 목적(goal)을 이해하고, 제안(suggestion)와 실행(execution)까지 연결하는 '대화형 에이전트' 시대가 시작되고 있다.



2. 글로벌 주요 사례 분석
해외의 대표적인 포탈의 변화를 좀 살펴보자. 

먼저, Google은 Gemini(GPT 대항 모델)를 중심으로 검색, Gmail, Android 등 자사 핵심 서비스 전체를 AI 중심으로 재설계하고 있다. 특히 기존 검색 결과에 텍스트 요약과 행동 제안을 덧붙인 SGE(Search Generative Experience)를 도입하며, 검색 자체를 ‘대화형 탐색 경험’으로 재구성하는 중이다. 이는 단순한 기능 추가가 아니라, 정보 접근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전환이라 할 수 있다.

Microsoft는 Bing 검색에 GPT 기반 Copilot을 탑재하면서, 기존의 링크 나열형 검색에서 벗어나 대화 기반 탐색, 즉각적 요약, 실행 유도형 검색으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Bing 내 Copilot은 단순 응답이 아니라 웹 상호작용까지 유도하는 AI 허브 역할로 진화 중이다. 즉, Bing은 더 이상 단순한 검색창이 아니라, AI 에이전트 플랫폼을 지향하는 구조로 옮겨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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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국내 포탈의 상황 점검
네이버는 HyperCLOVA X라는 자체 LLM을 보유하고 있고, Cue 같은 대화형 검색 실험도 진행 중이다. 카카오는 최근 OpenAI 제휴를 통한 ChatGPT API 활용도 발표했다. 하지만, 사용자 입장에서 국내 포탈에서 AI는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왜 그럴까?

첫번째, 검색 UI는 여전히 '링크 중심'이다. AI가 개입된 추천이나 정답형 요약이 거의 드러나지 않으며 일부 실험적 프로젝트(Cue, SmartBlock)는 메인 검색에서 거의 노출되지 않고 있다.

두번째, 국내 포탈의 강점인 블로그·카페·지식iN 콘텐츠도 전통적 배열에 머물고 있다. 아직도 ‘검색어 입력 → 결과 클릭 → 댓글 보기’ 방식이 유지되고 있다. 사용자 맞춤 요약, 프롬프트형 큐레이션 등은 미적용이다.

세번째, 뉴스도 백화점식 배열 유지 중이다. "오늘의 요약" 형태가 있긴 하지만, AI 생성 기반은 아니다. 

좀 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국내 포탈 사업자들은 포탈 서비스 자체를 개선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이다. 커머스를 중심으로 하는 버티컬 서비스를 확장하는데만 머물러 있는 상태가 제법 오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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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왜 지금 전환해야 할까?
AI 시대의 포탈은 단순히 검색창을 개선하는 수준으로는 부족하다. 이제는 "나의 상황과 맥락을 이해하고, 먼저 제안하고 실행까지 돕는" 에이전트가 되어야 한다. 이미 다양한 AI 서비스의 등장으로 검색 포탈을 거치지 않고, 정보를 접근하는게 일반화되었다. 생존이 걸려있는 시기이다.

  • 사용자 기대의 변화: 단순 정보보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원한다.
  • 글로벌 경쟁 압박: 구글, MS, OpenAI는 이미 제품 전반에 AI를 심고 있다.
  • 생존 포인트 전환: 검색·광고·트래픽 위주의 포털은 이제 행동을 이끄는 플랫폼으로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
검색 포탈의 필요성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이제는 검색→대화→행동이라는 '문맥적 경험 흐름'으로 전환해야 한다. 국내 포탈은 지금 이 흐름의 중간 지점에 서 있다. 이제, 사용자가 말하면, 바로 답하고 다음 행동까지 이끄는 플랫폼으로 진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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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편에서는 다소 조심스럽지만... Daum이 독립 포탈로서 정치적 부담에서 벗어나 어떻게 AI 퍼스널 미디어로 재도약할 수 있는지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2025/07/18 13:28 2025/07/18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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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d under 모바일 시장 자료
1. 토스앱은 마치 ‘커뮤니티형 플랫폼’ 같다
개인적으로 지인들에게 자주 하는 이야기이다.  토스를 단순히 '잘 만든 금융앱'이라 설명하기엔 무언가 부족하다. 계좌 이체, 카드 결제, 주식 조회 같은 전통적 기능은 물론이거니와, 매일 자산 리포트가 푸시로 오고, 소비 리포트가 메시지처럼 도착하며 신용점수와 보험 보장 상태까지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구조이다.
 
겉으로 보기엔 금융앱이지만, 실제 작동 방식은 플랫폼에 가깝고, 정서적 설계는 커뮤니티에 더 가까운 편이다. 게다가 토스는 금융을 ‘기능’이 아니라, ‘일상 속 관계’로 설계를 하고 있다. 가장 극명한 차이는 ‘체류 시간’이다. 2024년 11월 기준, 토스의 1인당 월간 평균 체류 시간은 177분으로 KB스타뱅킹(24분), 신한쏠(16분), 우리WON(13분)과 비교해 7~13배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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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단순한 금융처리가 아니라,  앱내에 ‘머물며 경험하는 금융’이다. 이 순간부터 토스는 은행이 아니라, 하나의 참여형 콘텐츠 플랫폼으로 기능한다.
 


2. 왜 지금까지 과도한 개입이 피로하지 않았을까?
보통 푸시 알림이 잦아지면 사용자 피로도가 빠르게 찾아온다. 그러나 토스는 예외였다. 핵심은 푸시의 내용이 ‘광고’가 아니라 ‘내 자산’이라는 점이다. 쿠팡의 특가 알림은 무시해도 되지만, “신용점수가 떨어졌습니다”라는 메시지는 무시하기 어렵다.
 
토스의 알림은 정보 전달을 넘어서 행동을 설계한다. “예산을 초과했습니다”는 경고가 아니라
소비 습관을 조정하도록 유도하는 인터페이스다. 그래서 사용자 입장에선 'Push’가 아니라 ‘Care’, ‘개입’이 아니라 ‘도움’처럼 받아들여진다. 이 정서적 UX 설계가 피로를 피하면서도 반복 사용을 가능하게 만든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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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토스는 콘텐츠고, 게임이며, 커뮤니티다
토스는 전통 금융앱처럼 기능을 단순 통합한 것이 아니라, 금융을 콘텐츠화하고, 참여와 반복의 미션으로 포장한 구조를 취하고 있다.
  • 신용점수 변화에 따라 ‘뱃지’를 제공하고
  • 송금 미션을 완료하면 리워드가 주어지며
  • 보험 점검은 퀘스트처럼 수행되고
  • 월간 리포트는 콘텐츠 피드처럼 도착하며
  • 복주머니 같은 시즌성 이벤트로 앱 방문을 유도한다
 
이는 전형적인 커뮤니티 UX, 혹은 게임 UX에 가깝다. 사용자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앱 안에서 반응하고 참여’하게 만들어냈다.
 


4. 사람에서 비롯된 구조, 문화에서 파생된 서비스
앞서 살펴본 것처럼 토스는 게임처럼 작동하고 커뮤니티처럼 관계를 유도한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설계되었을까? 이 질문에 대한 개인적인 해답은 전략이나 UI 설계 이전에 ‘사람’과 ‘문화’에 있다고 본다.
 
이승건 대표는 금융권 출신이 아닌  치과의사 출신이다. 초기 팀 구성도 은행원이 아니라, 스타트업 경험이 풍부한 디자이너, PO, 마케터, 개발자들이 중심이었다. 서비스 기획보다는 리텐션, 전환, 피드백 루프 설계에 익숙한 인물들이 많았다.

이들은 금융을 ‘상품’이 아니라 ‘사용자 행동의 흐름’으로 바라봤다. 그 결과:
  •  알림은 피드백이 되었고
  • 카드 내역은 리포트가 되었으며
  • 자산 현황은 콘텐츠가 되었고
  • 보험 안내는 미션이 되었다
 



토스의 커뮤니티적 특성은 기획에서 나온 게 아니라 사람에게서 스며든 것이다. 그 문화는 지금까지 토스를 독보적인 위치에 올려놓았지만, 이제는 오히려 관계의 무게와 개입의 피로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라는 새로운 질문을 만들어내고 있다.
 


5. 정밀한 설계가, 피로를 낳는 순간
최근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알림이 부담스럽다”, “리포트가 뻔하다”, “복주머니 성가시다” 같은 피드백이 늘고 있다. 이는 단순 기능 피로가 아니다. 지나치게 정교한 구조, 즉 오버엔지니어링(overengineering)의 결과이다.
 
  • 보험 부족 알림을 받아도 해결할 방법이 없다면 → 스트레스로 전환
  • 신용점수 하락이 반복되면 → 무력감으로
  • 똑같은 리포트가 계속 오면 → 콘텐츠 반복 피로
 
특히 주목할 점은 “금융앱이 피로하다”는 표현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것이다. 금융앱은 원래 들어가서 이체만 하고 나오는 도구였다. 그런데 토스는 매일 상호작용하고, 말을 걸고, 반응을 요구한다. 사용자는 자연스럽게 금융을 쓰는 게 아니라, 플랫폼에 소속된 느낌을 받는다. 즉, 이건 금융 서비스 피로가 아니라 커뮤니티 서비스의 피로와 결이 같다.

이러한 평가는 정성적인 부분에 머물지 않고 이탈률 지표로도 확인된다 
  • 2025년 6월 기준 1개월 이탈률: 19.7%
  • 7~9월 예측 이탈률: 16.4%
  • 6개월 누적 이탈률: 약 25% 수준(출처: IGAWorks, 모바일인덱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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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토스앱의 이탈율을 1개월로 보자면 5명 중 1명이 이탈하는 수준이다. 이는 평균적인 금융앱보다 약간 높은 편이며, 커뮤니티형 슈퍼앱 중에서는 평균 또는 살짝 위 수준입니다. 적어도 체류 시간은 길지만, 충성도는 짧아지고 있다는 '경고' 정도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즉,  토스는 커뮤니티의 법칙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는 상태이다.



6. 체류 시간은 긴데, 수익은 짧다
토스는 사용자 락인(lock-in)에는 성공했지만, 수익화에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 2023년 연결 기준 매출: 7,946억 원
  • 당기순손실: 약 1,300억 원(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보험, 커머스, 쇼핑, 카드 등 확장 시도는 있었지만, 대부분의 사업이 PMF(Product-Market Fit)를 확보하지 못한 채 유지되고 있다. 게다가,
 
  • 광고 수익화와 커머스는 금융 신뢰성과 충돌
  • 금융상품 중개는 규제 리스크가 동반됨

결국 토스는 많은 사람을 붙잡았지만, 쉽게 돈으로 전환되지 않는 구조적 한계에 직면해 있다.



7. 마무리하며
토스는 단순한 금융앱이 아니다. 그것은 사람과 감정, 반복과 반응, 그리고 관계의 조정까지 포함된 커뮤니티형 플랫폼이다. 지금 토스는 기술적 완성도보다 더 어려운 과제를 마주하고 있다.

‘얼마나 개입해야 할까?’
‘어디까지 Care로 받아들여질까?’

정답은 없지만, 방향은 분명하다. 지속 가능한 플랫폼은 더 많은 기능보다, '덜 간섭하면서도 오래 관계 맺을 수 있는 설계’에서 비롯된다. 토스는 이제, 그 ‘균형의 기술’을 보여줘야 할 타이밍에 와 있다.
2025/07/17 09:11 2025/07/17 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