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의 성능이 상향평준화되면서 가장 쉽게 체감할 수 있는 차별점은 스크린 크기이다. Yankee Group의 조사에 의하면 86%의 사용자가 스마트폰 구매시 스크린 크기가 매주 중요하다고 답변했다. 67%의 사용자는 10점 만점에서 8점 이상을 주었다.
추세는 대형화
사용자들의 선호도는 대형 화면로 급속히 쏠리고 있다. 국내 스마트폰 판매 비중을 보면 81.1% 이상(2013년 12월 기준)이 4.5인치 단말이다. 5.0인치가 넘는 스마트폰의 비중도 73.3%에 이른다. 4인치 이하의 단말은 스마트폰이 아니라 대부분 피처폰이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좀 유별나긴 하지만 선진시장이 패블릿로 향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이다.
동영상 이용과 밀접
'스마트폰 크기와 비례하는 온라인 활동성' 에서 공유했던 것처럼 스마트폰의 스크린 크기는 온라인 서비스 이용에 밀접한 변화를 만들어 낸다. 최근 발표된 The NPD Group의 자료를 추가로 소개를 하자면 동영상 이용에서 4.5인치 미만의 스마트폰 사용자는 69%, 4.5인치 이상은 85%로 16%의 차이를 보였다.
네트워크 환경이 빨라지고 스크린이 커질 수록 동영상 소비가 늘어날 것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이는 전체 웹환경과 미디어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요인이 될 것이다. 반면에 SNS와 음악 서비스는 스크린 크기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2014년 2월 3일(미국 시간 기준), 페이스북이 창립 10주년을 맞이하여 '페이퍼(Paper)'란 이름의 새로운 모바일앱을 출시하였다. 페이퍼는 기존 페이스북의 타임라인에 뉴스 컨텐츠를 추가한 서비스이다. 출시하자마자 혁신적인 앱 디자인이라는 평을 들으며 앱스토어를 장악하고 있다. 개인적인 몇가지 생각을 정리코자 포스팅을 한다.
사용자들은 Wow
페이퍼는 누가 봐도 월등한 사용자 경험을 전달해주고 있다. 엄지손가락 하나로 모든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끔 전체 화면을 설계하였다. 이를 위해서 버튼을 모두 없애고 Swipe와 탭을 통해 컨텐츠를 이동시킨다. 스마트폰을 기울이면 이미지도 같이 따라서 움직이거나 신문지를 펴고 접는 듯한 애니메이션 효과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감성를 동시에 자극시키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페이스북 내 크리에이티브랩(Creative Labs)에서 만들었는데 Mike Matas가 디자인을 총괄했다. 그는 애플 인터페이스 디자이너 출신으로 초기 아이폰의 소프트웨어 디자인을 담당한 경력이 있다. 이러한 구성원의 취향이 작용하여 페이퍼는 iOS용으로만 출시하였다.
완성도 높은 페이퍼의 화면 구성은 iOS에 너무 최적화되어 있다는 단점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전체 인터렉션을 관리하는 엔진이 iOS에 최적화되어 있어 단편화가 심한 안드로이드로는 가기가 힘든 구조이다. 실제로 페이스북은 안드로이드 버전 출시 계획은 없다고 했으며 아이폰4에서도 움직임이 버거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페이스북은 Nothing to lose
동일한 콘텐츠로 멀티채널 전략을 할때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은 자기잠식효과(Cannibalization)이다. 그런데, 페이스북은 이미 일반 페이스북앱을 서비스하고 있지만 페이퍼를 통해 잃을 것은 없다. 기본적으로 페이퍼의 트래픽이 많아진다고 해서 전체 페이스북의 UV, PV가 떨어지지 않는다.
SNS의 피로도가 높아져 있는 상황에서 미디어 콘텐츠를 보강해주어 오히려 읽을거리를 풍성하게 해 주었다. 페이퍼의 뉴스 채널의 기사는 'Reshare' 기능을 통해 타임라인과 시너지를 높여준다. 또한, 현재 페이퍼는 광고없이 서비스되고 있지만 누가 보아도 네이티브 광고가 들어가기에 적합한 구조이다. 자기잠식을 피하며 기본 서비스를 풍성히 만들고 수익모델도 견고히 만드는 멀티채널 전략을 펼친 것이다.
포탈은 Embarrassing
지금까지 온라인 뉴스의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포탈은 초반의 Wow 효과에 주목하며 당황해 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카드형 구조와 화려한 UX는 Wow는 취하되 지속성을 갖기가 쉽지 않다. 자고로 컨텐츠를 전달하는 서비스의 배열은 강약의 조절과 레이아웃을 할당하는 에디터쉽(Editorship)의 묘미가 있어야 한다.
카드형 구조는 에디터쉽을 없애면서 컨텐츠의 중요도를 전달할 수 없는 한계를 갖는다. 컨텐츠에 집중하기 위해 선택했다는 카드형 구조는 역설적으로 많은 양의 컨텐츠를 보기 힘들게 만들어 버린다. 스트리밍 기반의 서비스는 문제가 없지만 정보형 컨텐츠로는 적합하지가 않다. 이 한계를 벗어나려면 전달하는 콘텐츠의 양이 적어야 하고 개인형 큐레이션 기능이 필요하다.
페이퍼와 무관하게 포탈이 긴장해야 하는 것은 SNS이 갖는 정보 유통의 힘이다. 미국의 성인의 64%가 페이스북을 이용 중이고 그 가운데 이미 47%가 페이스북을 통해 뉴스를 소비하고 있다. 일기예보, 교통 정보, 비즈니스 등과 같은 뉴스 소비는 많지 않지만 엔터테인먼트, 인물, 스포츠 등의 카테고리는 무시할 수 없는 수치이다. 언론사를 통한 뉴스보다 지인을 중심으로 소비되는 뉴스가 점점 증가하고 있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언론사들은 New opportunity
모바일 시대가 도래했지만 닷컴시절과 마찬가지로 언론사들은 특별한 변화와 혁신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태블릿 PC가 등장하면서 전용앱을 내놓거나 유료 모델을 시도했으나 큰 성과는 없었다. 국내 35개 신문사의 매출액은 총 2조 4890억원으로 2011년 대비 3.96% 줄어들었고 당기순이익의 경우 68.47%나 감소하였다. 물론, 한국 언론사만의 문제는 아니다.
이런 우울한 상황에서 등장한 페이퍼에 언론사들은 우호적일 수 밖에 없다. 일차적으로 새로운 유통 채널이 생긴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사를 피드 형태로 받아가던 포탈과 달리 페이퍼는 URL 기반으로 뉴스를 제공한다. 트래픽이 해당 언론사로 몰릴 수 있는 구조이며 이는 언론사에게 광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점이다. 하지만, 몇십년째 제자리 걸음인 기사 포맷으로 언제까지 채널 장사만으로 생존이 가능할런지는 심각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겠다.
이런 Wow Impact가 강한 서비스일 수록 지속력을 가진 경우는 많지 않다. 페이퍼 역시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일부 사용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겠지만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다시 기본 페이스북앱으로 돌아갈 것이다. 하지만, '모바일 퍼스트'라는 전략 안에서 새로운 시도를 계속하는 페이스북의 조직 문화와 네이티브앱에 대한 밀착력을 보여주는 모습에 박수를 보낸다.
야후는 마리사 메이어를 CEO로 영입하면서 모바일 서비스 강화를 강조했다. 야후 모바일 전략은 사용자 행태를 분석하여 스마트폰으로 가장 많이 이용하는 서비스를 8가지로 정의하고 이에 집중하고 있다. 야후가 정리한 8개의 서비스와 일주일에 한번 이상 사용하는 사용자 비중은 아래와 같다.
① 날씨 60% ② 검색 52% ③ 이메일 51% ④ 사진 공유 46% ⑤ 비디오 시청 32% ⑥ 스포츠 24% ⑦ 금융 22% ⑧ 뉴스 20%
야후는 핵심 서비스를 중심으로 이를 중심으로 기존의 모바일앱 서비스들을 없애거나 신규 서비스들을 내놓으며 정비를 하였다. 2013년에 미려한 UX로 사용자들에게 호평을 받은 ‘야후 날씨’가 탄생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CES2014에서 공개된 야후 전략
2014년 1월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LVH호텔에서 열린 CES 2014 기조연설에 야후의 CEO인 메이어가 등장하였다. 그녀는 검색과 통신, 미디어, 동영상 등을 강조하면서 야후의 전략을 소개하였다. 이날 메이어가 이야기한 야후 전략의 핵심 키워드는 ‘미디어’였다.
유명 여성 앵커에서 최근 야후로 합류한 케이티 쿠릭(Katie Couric), 2013년에 인수한 썸리(Summly)의 CEO였던 닉 달라이시오(Nick Daloisio), 역시 작년에 뉴욕타임스에서 야후로 자리를 옮긴 IT 저널리스트 데이빗 포그(David Pogue) 등이 차례로 나오면서 야후가 강화하는 미디어 서비스들을 소개하였다.
케이티 쿠릭은 야후의 미디어 서비스와 프리미엄 콘텐츠에 대한 비전을 강조했으며 데이빗 포그는 최신 기술을 다룬 '야후 테크'와 각종 요리 정도를 담은 '야후 푸드'로 시작하는 디지털 매거진 서비스를 공개하였다. 야후는 통합형 광고와 텀블러에 대한 계획도 추가로 언급을 했으나 이날 행사의 핵심은 야후가 기술(Tech) 회사가 아닌 미디어회사를 지향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는 자리였다.
새로운 뉴스 서비스, 다이제스트
이날 소개된 서비스 중에서 사용자들의 관심을 가장 많이 받은 것은 달라이시오가 소개한 '야후 뉴스 다이제스트 (Yahoo News Digest)'였다. 아이폰용으로 공개된 이 앱은 썸리를 개발할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달라이시오가 총괄하여 개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썸리를 인수한 이후에 앱스토어에서 삭제했던 야후가 약 10개월만에 새로운 서비스로 재구성하여 내놓은 셈이다.
야후 뉴스 다이제스트(이하 ‘다이제스트’)는 아침과 저녁, 하루에 두차례 푸쉬 형태로 전달되는 뉴스 서비스이다. 한번에 보내줄 때 최대 10건(초기에는 9건)의 주요 뉴스가 수록되어 있으며 주제에 해당되는 짧은 요약문 형태로 사용자에게 노출된다. 각 뉴스는 특정 알고리즘(algorithm)과 뉴스편집자에 의해 엄선된 것이다.
뉴스는 텍스트로 구성된 요약문 외에 원자(Atoms)라고 불리는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원자는 주제와 관련된 이미지, 동영상, 지도, 트위터, 위키피디아 등이 정리된 것을 말한다. 페이지 하단에는 요약문의 원본 출처 기사들이 나열되어 있어 상세 내용을 언론사의 기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최소한의 정보를 제공
업계에서는 썸리 기술을 통해 탄생되는 야후의 새로운 뉴스 서비스는 ‘개인화된 뉴스’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개인의 취향을 분석해서 기사의 목록을 생성하고 쉽고 빠르게 확인할 수 있게 요약하여 전달하는 형태를 상상한 것이다. 하지만, 다이제스트의 모양은 예상과 정반대라고 할 수 있다.
다이제스트가 지향하는 가치는 보지 않으면 안되는 최소한의 정보를 사용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다. 달라이시오도 더버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러한 내용의 지향점을 강조하고 있다. “다이제스트를 통해 전달하려고 하는 것은 사용자가 관심을 가질만한 기사가 아니다. 꼭 알아야 하는 것들에 대한 것이다.(We’re not saying these are things you’re going to be interested in. We’re saying, these are the things you need to know about. )”
주요 반응
읽기에 대한 부담을 제거한 서비스의 기획력과 UI에 대해서는 대체로 호의적인 반응이다. 하루에 제한된 양의 기사만 노출되기 때문에 무한 스크롤과 같은 기존 뉴스 서비스들의 부담감을 없앴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많다. 워싱턴 포스트는 빠르게 정보를 습득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서비스라고 다이제스트를 소개하였다. 서비스 정식 오픈 이후, 지금까지 애플 앱스토어 ‘Best New Apps’에 노출되고 있어 사용자들의 관심을 끄는데는 일단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IT 전문 매체들은 대체로 부정적인 평가도 많다. 더버지는 기사를 통해 다이제스트의 뉴스 제공 방식이 ‘흐름에 역행(swims against the stream)하는 시도’라고 평가했다. 벤처비트는 소셜뉴스 웹사이트인 레딧(Reddit)과 개인화 뉴스 서비스인 써카(Circa)가 결합한 것일 뿐이라고 폄하했다. 베타비트는 다이제스트의 기사들이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통해 이미 접했던 기사여서 새로울게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최신 트렌드는 큐레이션
모바일 환경이 일반화되면서 사용자들은 쉽게 온라인 서비스에 접근하고 접하는 정보의 양이 많아지고 있다. SNS에 대한 충성도도 높아지면서 뉴스를 소비하는 행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PC를 통해 언론사 홈페이지에서 뉴스를 읽는 소비자들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다.
최근에는 새로운 환경에 맞는 새로운 뉴스서비스들이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서비스가 Re/code, Upworthy, ViralNova, UsVsTh3m, HuffPost Live, Wibbitz 등이다. 모두를 직접적인 모바일 서비스라고 보기는 힘들지만 모바일과 SNS의 소비행태가 이들을 탄생시키는데 일조한 것만은 분명하다.
이러한 신개념 뉴스 서비스들은 ‘개인화’와 ‘큐레이션’을 핵심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개인에게 필요한 기사를 제안하고 이를 읽기 쉽도록 정리해준다는 개념이다. 뉴스 다이제스트는 전형적인 큐레이션 서비스이기는 하지만 개인화가 되어 있지 않다는 점에서 다소 의외의 제품이다.
고전적인 뉴스 전달 방식
다이제스트가 지향하는 목표는 매우 훌륭하다. 부담없는 양의 기사를 적절한 횟수에 의해 사용자들에게 전달함으로서 정보에 대한 피로도를 낮추고 있다. 페이지 구성이나 전체적인 앱의 흐름도 완성도가 높아 사용자 친화적이다. 야후의 지향점은 명확하다. 스마트폰을 통해서 뉴스 사이트에 접속을 하지 않는 80%를 소비자로 끌어들이겠다는 것이다. 80%의 사용자는 디지털 환경에 보수적인 사용자라고 정의를 하고 주간과 석간 신문을 배달하는 아날로그적인 개념을 그대로 적용했다.
성공여부를 쉽사리 예상하기는 힘들지만 분명한 것은 다이제스트의 핵심 개념이 모바일과 소셜 기반의 현재 트렌드와 너무 상반된다는 점이다. 베타비트의 지적처럼 한정된 갯수의 주요 뉴스만 선택하다 보니 모바일과 SNS에 노출이 되어 있는 사용자라면 이미 보았던 기사일 확률이 높다.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보지 않는 80%의 보수적인 사용자들이 목표라면 더더욱 기존 아날로그와 다른 차별점을 강조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물론, 설치를 유도할 만한 마케팅 계획과 이들을 통한 수익모델을 찾는 것도 문제가 될 것이다.
썸리 기술의 모호함
또 하나의 의문점은 썸리 기술의 장점을 다이제스트에서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이다. 실제로 야후의 공식 블로그나 발표에서는 다이제스트가 썸리 기술로 만들어졌다고 명확한 언급을 한 부분은 없다. 썸리에서 사용되었던 기반 기술이 달라이시오가 직접 개발한 것이 아니라 스탠포드리서치인스티튜트(SRI)의 것으로 알려져 있어 더욱 더 모호함이 있다.
하지만, 공식 블로그 에서 썸리를 계속해서 언급한 점과 달라이시오가 전체 프로젝트를 이끌어 갔다는 정황을 고려한다면 일부분이라도 다이제스트에 적용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하루에 2회, 그리고 10~22개 정도의 기사를 선택하고 요약하는데 굳이 썸리의 기술이 필요했는지 의문이다.
지금과 같은 소량의 뉴스라면 뉴스편집자와 통계지표만으로도 충분히 만들 수 있는 서비스이다. 3300만달러나 투자해 인수한 기술의 장점이 발휘되는 신개념 뉴스 서비스가 아니다. 모두의 예측처럼 개인화된 큐레이션 뉴스가 아니다 보니 다소 의아함이 남는다
미디어 기업의 트라우마
야후는 오랫동안 미디어를 지향하면서 조직을 재정비해 왔다. 2013년 9월부터 뉴욕타임스 IT 전문기자 데이비드 포그, 정치부장 매트 바이, NYT 일요일판 부편집장 메건 리버만 등을 영입했고 인기 앵커 케이티 쿠릭까지 추가로 야후로 자리를 옮겼다. 이번 CES 2014 기조 연설에서 “미디어 분야는 오랫동안 야후의 핵심 사업 중 하나였습니다.”라는 메이어의 발언에서도 강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업계의 높은 기대감과 주가는 상승하고 있는데 실제 매출은 올라가지 않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모바일과 미디어를 통해 신규 트래픽을 만들어 내고 광고 매출을 극대화하겠다는 의지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야후의 트라우마가 있다.
야후는 오랫동안 미디어 기업을 지향해 왔다. 그래서, 뉴스 기사의 편집과 운영 기술에 대한 노하우는 높았다. 하지만, 포탈 기업이 가져야 할 기술 기반이 약해지는 문제가 생겼다. 고급 개발자들이 머무르기에는 조직문화가 맞지 않았고 야후의 위기를 만들었다는 지적이 여기에서 나왔다. 이번과 같은 미디어 서비스의 강화는 일시적인 매출에는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예전과 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다이제스트의 성공이 중요
이런 시장의 우려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다이제스트의 성공은 필수라고 할 수 있다. 상승하고 있는 주가만큼 서비스 트래픽과 매출도 반등을 해야 할 시기이다. 하지만, 다이제스트가 실패한다면 단순한 서비스 전략의 실패 뿐만 아니라 야후의 재기 자체가 무너질 가능성도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이제스트에 관련한 사용자들의 반응을 주시하고 트렌드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 좀 더 개인화되고 소셜 친화적인 기능이 필요하다. 또한, 썸리 기술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기술적인 우위도 강조가 필요하다. 야후가 온라인에 친숙하지 못한 사용자들을 끌어들이는게 주요 목표라면 아이폰이 아니라 안드로이드로 최대한 빨리 서비스를 확장할 가능성이 높다.
기술적인 완성도를 통해 미국 이외의 국가로 시장 확대도 단기간에 이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금의 기능적인 요소만으로는 기존 포탈 서비스들의 뉴스를 대체는 것은 물론 아날로그 사용자들의 관심을 받는 것은 쉬워 보이지는 않는다.
모바일 시대의 BM은 앱스토어를 중심으로 다소 복잡해지는 양상을 보이며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온라인 서비스 사업자들에게 광고는 가장 일반적인 수익모델임을 부인할 수 없다. Vision Mobile의 조사에 의하면 앱개발사의 38%는 여전히 광고를 주수익원으로 생각하고 있다. IAP와 Freemium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광고보다는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진부한 모델이 문제
마케터의 입장에서 모바일 광고 효과는 여전히 명쾌하지 않다. CTR은 PC에 비해 월등히 높은데 실제 효과가 높지 않다는 평이 많다. 현실적으로 구매나 사이트 방문으로 이루어지는 절차와 채널이 번거로운 것도 사실이다. 다양한 조사에 의하면 모바일의 광고 클릭이 높은 이유는 작은 화면때문에 발생한 오작동으로 인한 허수가 많다는 이야기도 있다.
개발사들도 가장 손쉽게 시도할 수 있는 BM이기는 하지만 실제 수익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드물다. 업체별 모바일 광고 수익을 보니 구글과 페이스북이 독식하고 있는 모습이니 소규모 업체 입장에서는 답답할 노릇이다. 이러한 환경적인 모습 때문에 초기에는 '모바일 광고'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모바일 광고 시장이 예상보다 부진한 이유는 온라인 광고 모델을 그대로 모바일로 옮겨온 탓으로 '모바일 친화력'이 떨어진 것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새로운 모델의 등장
2011년 9월, OMMA 행사에 실리콘밸리의 유명한 벤처투자가이자 블로그 AVC를 운영하는 프레드 윌슨이 등장하여 키노트를 발표하였다. 프레드는 'Native Monetization System'이라는 개념을 제시하였다. 온라인 서비스의 BM은 그들을 찾는 사용자가 기대하는 컨텐츠 속에 녹아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미디어 사업자를 중심으로 'Native Monetization System'의 일부 개념을 인용하여 '네이티브 광고'가 핫키워드로 떠올랐다. 기존과 같이 웹페이지나 모바일앱에 광고 영역을 할당하여 배너 형태로 노출하는 고전적인 DA는 화면이 작은 모바일 환경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컨텐츠와 동일한 형태로 광고를 배열하는 것이 효과적이며 사용자의 거부감도 줄여줄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매체력이 있는 업체들을 중심으로 빠르게 적용되었다. 페이스북의 Sponsored Ads, 트위터의 Promoted Tweets, 유튜브의 TrueView promoted videos, 텀블러의
Spotlight & Radar, 핀터레스트의 Rich Pins, 플립보드의 Catalogs, 버즈피드 등이 대표적인 네이티브 광고의 사례이다.
모바일 광고의 핫키워드
네이티브 광고는 엄밀하게 말해서 모바일 광고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작은 화면에 효과적인 광고를 배치하고 모바일 친화력인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목적에서 탄생했다는 점은 부인할 수가 없는 사실이다. 2013년에는 대형 업체를 중심으로 적용되었다면 2014년은 네이티브 광고의 본격적인 대중화를 예견할 수 있는 시기이다.
2014년, 미국 기업의 광고 집행 계획을 살펴보면 기존 DA 43억달러, 네이티브 광고 28.5억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티브 광고는 빠르게 성장하여 2017년에는 45.7억달러 규모를 만들 것으로 보인다. 6개월 내에 네이티브 광고를 집행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광고 에이전시의 66%, 기업 마케터의 65%가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효과는 입증 중
사업자들이 네이티브 광고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당연히 효과가 좋기 때문이다. IPG Media Lab에서는 4770명의 사용자들
대상으로 300X250의 배너광고와 네이티브광고의 효과를 특정하였다. 조사 결과, 기존 배너광고(2.7)에 비해 네이티브
광고(4.1)의 주목도는 52%나 높았다.
사용자 시선의 주목도에서도 실제 컨텐츠(24%)보다도 높은 수치(26%)를 보이기도 했다. 사용자들의 시선이 머무는 시간은 컨텐츠 1.2초, 네이티브 광고 1.0초로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광고 집행 단가도 높아 업체에게 유리하다. 페이스북 옆면에 위치한 배너 광고는 CPM이 $0.05인 반면, Sponsored Ads는 CPM이 $3.5~4.0 수준이다.
Native Ads vs. Advertorial
이러한 개념은 고전적인 '광고형 기사(Advertorial)'과 매우 혼동된다. 전통 미디어사업자들이 기존의 '광고형 기사'를
'네이티브 광고'로 언급하면서 혼란을 더욱 만들어내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 서비스 사업자들은 네이티브 광고와 광고형 기사는 분명히
다르다고 선을 긋고 있다.
광고형 기사는 기업이 제공하는 정보를 통해 매체사가 가공을 하여 컨텐츠를 재구성하여 만들어 내는 것이다. 하지만, 네이티브 광고는 에이전시가 구성한 컨텐츠를 서비스 사업자가 노출하는 형태이다. 즉, 광고형 기사의 에디터쉽(Editorship) 주체가 '매체사'인 반면, 네이티브 광고의 에디터쉽 주체는 '기업'에게 있다.
또한, 광고형 기사는 모든 사용자에게 노출되지만 네이티브 광고는 개인화되어 타겟팅된다는 점이 다르다. 예를 들어 사용자 프로필 분석이 가능한 온라인 매체에게 여성속옷을 네이티브 광고로 집행하면 남성에게는 노출되지 않는다. 이러한 정교한 타겟팅은 기존 광고형 기사에게는 없던 기능이다.
문제는 국내서비스
네이티브 광고는 점점 검증이 되면서 적용되고 있고 모바일에서 새로운 광고 플랫폼으로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국내 서비스들이 변화를 시도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네이티브 광고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작은 화면에서 쉽게 정보를 소비할 수 있어야 하며 그 안에서 개인 성향을 분석해야 한다. 누가 봐도 SNS나 컨텐츠형 서비스와 궁합이 맞는다.
불행히도 이러한 조건에 맞는 모바일 서비스는 많지 않다. 변변한 국산 SNS는 없고 대형 포탈의 웹페이지는 수많은 정보가 텍스트 형태로 백화점처럼 나열되어 있다. 개인화 분석은 아주 초보적인 단계일 뿐이다. 아쉽게도 네이티브 광고가 제대로 효과를 낼만한 토양이 없는 것이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위에서 언급한 네이티브 광고가 적용된 서비스들을 이미 많은 국내 사용자들이 익숙하게 쓰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가 단기적인 트래픽 성과에 매달리면서 위기를 스스로 만들어 낸 셈이다. 머지않아 어설픈 매체사들이 광고형 기사를 가지고 네이티브 광고가 적용되었다고 자랑하는 것을 곧 볼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Incapsula이 전세계 주요 웹사이트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2013년 트래픽의 38.5%만이 실제 사용자가 만들어 낸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2012년 49.0%에 비해서 급속하게 감소한 수치이다. 봇이 만들어 낸 트래픽이 사용자 트래픽을 넘어선 것이다. 트래픽의 양으로 비교해 보면 전년대비 21%나 많아졌다.
정상적인 봇도 증가
봇이 만들어 내는 트래픽의 항목별 비중을 살펴보니 '검색 엔진과 정상적인 봇'이 2012년 29.22%에서 50.41%로 증가하였다. M2M과 IoT등과 새로운 형태의 온라인 환경에 대한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Scrapers나 Hacking Tools, Spammer등과 같은 악성봇은 전년도와 유사한 수준이다. 참고로 Other Impersonators의 대부분은 DDoS라고 이해하면 된다.
아직까지는 PC 중심
미국 시장 자료를 살펴보니 Web이 51%인 반면 Mobile은 27%에 불과하다. M2M과 IoT는 아직까지는 운영의 효율성과 안정적인 트래픽이 필요하기 때문에 PC Web을 중심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스마트폰 인구가 많아지면서
푸쉬(Push)를 통한 정보 전달이 늘어나기는 하지만 전달되는 정보의 양이 크지 않은 영향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봇이 만들어 내는 모바일 트래픽을 광고매출로 환산하면 약 10억달러 규모라고 한다. 점점 모바일에서도 봇으로 인한 트래픽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비스 사업자는 악성 봇에 대한 적절한 방지책을 마련하고 정상 봇의 행태를 분석하여 이에 맞는 BM을 준비할 필요가 있겠다. 트래픽 자체가 수익이 되던 시절은 이미 끝이 났다.
1월 7일부터 나흘 동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소비자가전쇼(CES) 2014가 열린다. 1967년부터 시작된 CES는 컴덱스(COMDEX)가 몰락하면서 세계 최대 규모의 전자제품&정보통신(IT) 전시회로 자리잡았다. 주최측 발표에 의하면 이번 CES에는 전세계 3천200여개 기술 기업들이 참가해 2만개가 넘는 신제품이 전시될 예정이다.
CES는 매년 1월에 열리기 때문에 해당년도 전자기기 트렌드와 사업자들의 전략을 가장 먼저 접할 수 있는 행사이다. 전년도 조직개편을 마무리하고 각 사업체들의 임원들이 처음으로 공식적인 활동을 펼치는 장소이기도 하여 대규모 사업 제휴도 일어난다. 기기의 변화는 서비스나 콘텐츠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IT 종사자라면 CES에 전시되는 내용에 반드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매체들도 앞다퉈 CES 관련 특집 기사를 쏟아내면서 CES를 둘러싼 분위기는 더욱 고조되는 양상이다. 주최측 발표와 기사 내용들을 종합해보면 CES 2014 주요 테마는 UHD TV, 웨어러블 기기, 스마트카, 스팀박스, 스마트홈, 디지털 피트니스, 사물인터넷(IoT) 등으로 요약될 수 있는 듯 하다. 이러한 테마 아래 놓여진 제품들을 어떠한 관점에서 보고 해석해야 하는지 개인적인 의견을 공유해보고자 한다.
사업 영역의 붕괴
지금까지 CES는 삼성전자, LG전자, GE, 소니, 파나소닉 등과 같은 정통 가전사업자들의 잔치였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 가전도 서로 연결(Connected)이 되면서 다른 산업과 제휴가 중요해졌다. 영역의 붕괴도 서서히 시작됐다. CES 2014에 참가하는 비(非)가전업체들을 살펴보면 전자기기의 융합 방향을 예측할 수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자동차 업체들이다. 국내 현대기아자동차를 비롯하여 아우디, BMW, 크라이슬러, 포드, 제너럴모터스(GM), 마쯔다, 메르세데스, 도요타 등 총 9개 사업자가 CES 2014에 참여할 예정이다. 델파이, 듀얼일렉트로닉스, JVC켄우드, 파이오니어, QNX 등 125개 이상의 자동차 부품 업체들도 CES에 전시관을 꾸미기로 했다. 이들은 GPS와 센서기술을 활용하여 스마트카(또는 Connected Car)를 선보이고 자율주행차량 기술을 소개할 예정이다. 최첨단 IT 기술이 어떤 식으로 자동차 산업과 결합이 되고 적용될 수 있는지 관심있게 살펴보아야 한다.
핏빗, 나이키, 위딩스, 조본, 페블 등도 이번 CES에 참가해 웨어러블 기기의 최신 버전을 선보일 계획이다. 기대를 많이 모으고 있는 VR글래스인 오큘러스리프트도 참여할 예정이다. 구글, 애플, MS가 없는 곳에서 이들이 어떠한 존재감으로 새로운 가전의 패러다임을 만들어 내는지 살펴보자. 그밖에 많은 업체들이 참가할 것으로 알려져 있는 헬스케어쪽의 흐름도 지켜 볼만 하겠다.
디스플레이 기술의 변화
디스플레이 기술은 가전 기기와 가장 밀접한 영역이다. 콘텐츠의 중요성이 지나치게 강조되면서 한때는 디스플레이의 발전이 더 이상 의미없는 것으로 치부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번 CES에는 다양한 방향성을 제시하며 한단계 도약한 모습을 보여줄 전망이다.
‘대형화와 고해상도’라는 기본적인 디스플레이의 방향은 다시 한번 뜨거워질 것이다. TV를 중심으로 55인치 디스플레이가 대거 등장할 것이며 4K(UHD) 해상도로 상향 평준화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소형화’를 지향하는 제품들도 많다. 웨어러블 기기나 헬스케어 제품들은 작은 화면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새로운 도전은 곡면(Curved)과 휘는(Flexible) 디스플레이 제품을 중심으로 일어날 것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번 CES에서 세계 최대 크기인 105인치 곡면 UHD TV를 첫 공개할 예정이다. TV에서 시작된 곡면 디스플레이 경쟁은 스마트폰으로 빠르게 전이되었다. 지난 가을에 삼성과 LG가 선보였던 곡면 스마트폰을 너도나도 이번 CES에서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휘는 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에서 TV로 전이되고 있다. 삼성과 LG전자는 이번 CES에서 리모콘으로 TV화면의 곡률을 조절할 수 있는 ‘가변형(Variable) TV’를 선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가전업체들의 새로운 먹거리 찾기
한동안 대형 제조사들은 ‘새로운 먹거리(Momentum)’에 대한 고민을 심각하게 할 필요가 없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시장이 고속성장을 하면서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 대응하기에도 버거웠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장이 어느 정도 포화 상태가 되고 기술들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서서히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할 때가 왔다. CES 2014는 제조사들의 이러한 고민의 결과물을 볼 수 있을 것이다.
1차 목표는 여전히 스마트 TV이다. 사용자들의 요구와 무관하게 TV는 제조사들에게는 뿌리와도 같아 모든 기술을 집약시키고 발전시켜 나간다. CES 2013까지는 '에볼루션 키트’와 같은 하드웨어에 집중을 했다면 올해부터는 사용성 개선 강화에 초점을 맞춘 모습이다. ‘음성인식’은 대상 범위를 넓히고 있고 삼성전자의 '핑거 제스처’는 TV에서의 새로운 입력방식을 제시할 예정이다.
TV 못지 않게 뜨거운 영역은 ‘웨어러블 기기’이다. 이번 CES에서는 제품별 특징이나 신기술과의 결합을 면밀히 관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통 제조사의 제품과 비(非) 가전업체들간의 웨어러블을 해석하는 방식을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하다. 그 외에도 스마트홈, 홈시큐리티 등에 제조사들이 진출하는 이유와 시장성을 같이 전망해보도록 하자.
* 이 글은 제가 ZDNET Korea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개인적인 기록을 위해 이곳에 남깁니다. 원본 글은 여기에 있습니다.
2013년 애플 앱스토어 매출이 100억달러를 넘었다고 한다. 순수 소프트웨어 판매만으로 이루어낸 업적이라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있는 수치이다. 하지만, 앱스토어가 그동안 보여주었던 꾸준한 성장세를 감안한다면 의외의 모습은 아니다. 지금 시점에서 재해석이 필요한 플랫폼은 오히려 구글 플레이스토어쪽이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
개인적으로 '돈 벌려면 애플 앱스토어, 트래픽을 모으려면 플레이스토어'라는 이야기를 계속 강조했었다. 그만큼 안드로이드 기기들이 만들어 놓은 생태계의 규모에 비해 수익성은 형편없었다. 그런데, 2013년에 그들의 모습이 빠르게 변했다. 규모의 경제가 드디어 빛을 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매출 관련 변화를 직접 살펴보도록 하자. 2013년 6월, Distimo 자료를 살펴보니 앱스토어와 플레이스토어간의 매출 비중은 각각 70%와 30%였다. 앱스토어의 매출이 2배 이상 높은 상태였다. 11월의 동일 자료를 비교해보니 플레이스토어의 비중이 37%이다. 불과 5개월만에 7%나 증가한 셈이다. 이러한 상승세를 2013년 1년 내내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플레이스토어가 재조명받을 이유가 된다.
1년만에 3.5배 증가
2012년 11월, 앱스토어 상위 매출 200개 앱의 수익규모는 1천 500만달러였고 플레이스토어는 350만 달러에 불과했다. 앱스토어가 플레이스토어에 비해 4.3배나 많았다. 1년이 지난 2013년 11월의 자료를 살펴보니 앱스토어 1천 800만달러, 플레이스토어 1천 200만달러이다. 플레이스토어는 1년만에 3.5배 성장을 했고, 앱스토어의 수입과 비교해도 1.5배로 현저히 줄어들었다. 플레이스토어의 성장세가 빠르고 내실이 튼튼해 지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현상이다.
개발사들의 수익에도 변화
개발자들의 수익구조는 점점 복잡해지고 있다. 유료앱 판매나 IAP 등과 같은 플랫폼 내부에서 발생하는 직접 수익과 광고 수익, 결제 수익, 정액요금 등과 같은 다양한 채널이 있다. 모든 수익 채널을 통합한 수익을 플랫폼별로 비교를 해보니 iOS $5200, 안드로이드 $4700 으로 조사되었다. iOS 대비 안드로이드의 수준은 약 90%로 매우 근접해 있는 상황이다.
상세 수익에서는 역부족
총수익 구조에서는 대등한 규모지만 상세 항목에서는 여전히 iOS가 우월함을 유지하고 있다. 광고 수익 70%, 부분유료화 43%, IAP 24%, 유료앱 판매 19%로 각각 조사되었다. 역으로 말하자면 안드로이드는 그만큼 판매(Commerce), 결제(Playment), 정액요금(subscription) 등과 같은 수익모델이 더 발달되어 있는 셈이다.
구글의 새로운 무기, 앱인덱싱
애플은 처음부터 스토어 중심의 유통 DNA를 가지고 있지만 구글은 철저히 웹 기업이다. 지금까지의 앱 유통플랫폼들은 웹의 하이퍼링크와 단절되고 검색결과에 들어가지 못했다. 검색엔진을 기반으로 웹 생태계를 지배해왔던 구글서는 장점을 살릴 수 없었던 구조였다. 그러자, 구글은 이러한 구조를 바꾸기 위한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를 만들어 냈다.
지난 10월에 공개되었던 킷캣에 포함된 '앱 인덱싱(App Indexing)'을 말한다. 이는 모바일 구글 검색 결과에 앱 내부에 있는 콘텐츠의 정보까지 노출하고 직접 연결되는 기능이다. 킷캣이 적용된 단말이 많지 않은 현재로서는 그다기 주목을 받지 않고 있지만 적용 단말이 늘어날 수록 웹과 플레이스토어를 유기적으로 연동되는 다리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플레이스토어에 대한 시각과 해석, 전략을 바꿔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될 것이다.
변화의 중심은 한국
스토어별 매출 비중을 비교한 Distimo 자료를 보니 국내 시장의 안드로이드 비중은 전세계에서 독보적이다. 단순한 비중만의 문제는 아니다. 국내 시장은 앱스토어 매출액을 기준으로 미국과 일본에 이어 3번째로 큰 시장이며, 759%로 성장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플레이스토어를 성장시키는 핵심 국가이며 이는 국내 모바일 산업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부여해 준다.
또 하나의 변수, 아마존
플레이스토어의 성장세는 당분간 계속 유지되며 앱스토어와 양강 구도를 확실하게 만들어 낼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또 다른
다크호스가 있다. 바로 '아마존 앱스토어'이다. 아마존의 영향력이 강한 북미 시장에 한정된 것이기는 하지만 변화가 심상치가 않다.
미국에서는 매출 기준으로 플레이스토어의 60% 정도까지 올라서고 있다.
최근에는 일부 앱이기는 하지만 플레이스토어에서 일어나는 다운로드나 매출 규모보다 아마존이 더 큰 경우도 등장하고 있다. 킨들 기기들이 더욱 대중화되고 다양한 국가에서 안정된 컨텐츠를 확보한다면 아마존은 현재의 대결 구도를 무너뜨리는 전혀 예상치 못하는 변수가 될 가능성도 있다.
최종 자료가 집계되지는 않았지만 2013년은 국내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시장이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한 해가 될 전망이다. IDC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기기의 총출하량은 2830만 대로 전년대비 약 5% 감소하였다. 스마트기기 중에서 스마트폰의 감소는 유독 크게 보인다. SA는 국내 스마트폰 출하량이 2630만대로 전년대비 약 15% 정도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으로 전망하였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이렇게 역성장한 것은 시장이 정점을 넘어서 포화상태가 되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스마트폰 성장의 속도가 느려질 것이라는 것은 업계 전문가들이 여러 차례 예견했던 사실이다. 전세계 시장의 속도와 비교하여 지나치게 빠르게 보급되었던 국내시장은 2012년에 이미 정점을 찍었다고 평가를 받아 왔다.
일시적인 원인이 아니라 시장포화 때문이었으니 2014년 스마트폰 시장의 모습도 크게 다르지 않을 듯 하다. 2014년이 시작되는 시점에서 스마트폰 역성장의 의미와 이에 따른 대응 전략에 대해 정리해보고자 한다.
자연 증가 효과는 사라져
지금까지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폭발적’이라는 표현이 가장 적절한만큼 고속 성장을 이어왔다. 국내에 아이폰이 처음 들어온 2009년부터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기기를 중심으로 보급율이 높아졌다. 현재는 휴대폰을 구매할 때 스마트폰을 선택하는 것은 당연하게 여겨지고 있다.
스마트폰 구매자가 증가하면서 자연스럽게 제조사들의 매출은 증가했고 통신사들의 ARPU는 높아졌다. 모바일 트래픽이 PC를 넘어선 서비스들이 등장하였고 온라인 커머스와 광고도 모바일로 무게중심이 빠르게 옮겨졌다. 내부 개발자들의 치열한 고민과 노력도 있었겠지만 ‘자연 증가’의 영향으로 산업이 성장한 것을 부인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제부터는 상황이 달라진다. 스마트폰이 역성장함에 따라 더 이상 ‘자연 증가’를 기대하기는 어려워졌다. 대중적인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했던 산업들은 점차 세분화되어지고 틈새시장을 공략하게 될 것이다. 2014년은 진정한 의미에서 모바일 경쟁이 일어나는 원년이라고 할 수 있다.
유아와 노년층을 공략 중
포화된 시장에서 수요를 늘리는 방법은 고객에게 동일한 제품을 여러개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것과 새로운 고객층을 만들어내는 방법이 있다. 전자(前者)의 시도가 오래전부터 진행되어 온 세컨드폰(Second Phone)이었다. 스마트폰과 피처폰이 비슷한 규모를 이루었을 때는 어느 정도 가능한 전략이었으나 대부분의 휴대폰이 스마트폰으로 출시되고 태블릿과 웨어러블 기기와 같은 새로운 유형의 스마트기기가 증가하면서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되었다.
최근의 대형사업자들은 새로운 고객층을 만들어 내는데 힘을 집중하고 있다. 즉, 이전까지 스마트폰 사용자의 대상이 아니었던 유아와 노년층을 위한 제품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SKT의 T안심폰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미래창조과학부도 통신사와 협조를 통해 어르신과 어린이 맞춤형 통신서비스를 추진하기로 했다.
유아용 시장은 전용 콘텐츠, 교육 서비스, 장난감 앱세서리 등을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다. iOS7에서 만들어진 애플의 어린이 전용앱스토어를 통해서 업계가 보는 유아층의 중요도를 짐작할 수 있다. 아타리의 Atari Arcade-Duo Powered, 레고의 Life of George등과 같은 대형 사업자들의 앱세서리 출시등도 이러한 흐름 속에서 탄생된 것이다.
노년층을 대상으로는 요금제와 전용 단말을 가지고 공략을 하고 있다. 국내 통신 3사는 모두 실버요금제를 제공하고 있다. 전용 기기들도 등장하고 있다. 최근에도 삼성전자는 장애인과 노년층을 겨냥한 스마트폰 갤럭시 코어 어드밴스를 이르면 다음 달에 내놓는다고 15일 밝혔다.
PV와 객단가의 시대로
국내 서비스 기업들은 유독 외형적인 성장에 집착한다. 사업 성과 측정의 기준도 가입자수나 DAU(Daily Activity User), MAU(Monthly Activity User)로 정하는 기업들이 많다. 마케팅이나 프로모션도 대부분 신규 가입자 유치에 집중을 한다.
이렇다보니 2013년 서비스 기업들은 연초에 세웠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 우울해 하고 있다. ‘역성장’이라는 전체적인 시장분위기에서 예상했던 만큼의 성적이 나오지 못한 것이다. 2014년부터는 서비스 기업들의 ‘성장’에 대한 정의와 목표를 새롭게 해야 한다.
신규 가입 유치보다는 기존 고객들의 충성도를 높이는데 집중을 해야 한다. 업자들의 용어를 쓰자면 인당 PV와 객단가를 높이는 전략을 펴야 한다. 끝없이 투입되는 CPI와 같은 일차원적인 마케팅보다는 사용자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 외향적인 성장보다는 내실을 다지는게 중요해지는 시대가 왔다.
예전과 같은 속도감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성장이 정체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역성장은 어디까지는 표면적인 현상일 뿐이고 더욱 치열해질 것이며 진검승부가 벌어지는 2014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우발적인 성공을 기대하기는 힘들어졌다. 시장을 좀 더 이해하고 사용자 친화력을 보여주는 사업자만이 생존이 가능할 것이다. 올해에는 어떠한 사업자가 좀더 시장을 확장하고 내실을 다지며 생존하는지 함께 지켜보도록 하자.
* 이 포스팅은 제가 통신요금 정보포털 ‘스마트초이스’에 기고한 칼럼으로 개인적인 기록을 위해 이곳에 남깁니다. 원본 링크는 여기에 있습니다.
해가 바뀌면서 작년(2013년)을 정리하는 각종 보고서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요즘과 같이 시장환경이 빠르게 변할 때에는 단편적인 자료를 보는 것보다는 흐름을 읽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몇가지 주요 데이터를 2012년과 비교하면서 살펴보도록 하겠다. 하기에 노출된 내용 중에서 일부분은 전향적인 조사 결과가 있으므로 수치 자체를 일반화해서 해석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으니 주의하기 바란다.
증가하는 디지털 충성도
2.5시간이었던 2012년 일평균 디지털기기의 이용시간은 2013년이 되면서 3.1 시간으로 증가하였다. 1년동안 자그만치 24.0%의 증가율을 보여준 셈이다. 연령대별 비교자료를 보면 20대는 3.7시간, 30대 3.1시간을 보이며 젋은층의 디지털 친화력을 확인시켜주는 반면, 40대 이상은 2.5시간에 불과해 정보격차(Digital Divide)가 점차 심화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대부분 성장세는 유지
5.0%에서 4.5%로 하락한 DMB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디지털 기기들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99.4%의 비중으로 국민 대부분이 이용하고 있는 휴대폰과 51.6%로 급성장한 태블릿을 보면 모바일기기들이 디지털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하락세가 예상되었던 데스크탑과 노트북도 각각 81.9%와 79.8%로 늘어난 사실도 다소 이채롭다.
평균 이용시간은 하락
전체적인 스마트폰 이용시간은 2012년 2시간 30분에서 2013년 2시간 13분으로 하락하였다. 스마트폰의 저변인구가 증가하면서 기기 친화력이 떨어지는 노년층의 사용자가 많아졌고 태블릿 PC나 E-Book 리더와 같은 대체 단말이 많아진 영향으로 해석된다. 한편, 일평균 1~2시간을 사용하는 사용자들의 비중이 35.4%로 가장 높게 조사되었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스마트폰 이용행태의 변화를 살펴보면 44.2%의 비중을 차지했던 통화는 34.7%로 급감하였다. SMS도 19.7%에서 7.3%까지 떨어져 생명이 그리 길게 남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반면에 채팅과 MIM은 14.8%에 26.2%로 빠른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모바일 게임 역시 2.9%에 7.6%로 2배 이상 증가하였다. 아날로그 이용 행태에서 디지털로 완전히 전환이 된 것이다.
본격적인 LTE 시대로
모바일 인터넷 접속 방법(복수응답)을 묻는 항목을 살펴보니 Wi-Fi를 통한 모바일 인터넷 접속이 가장 많았다.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주요 장소가 집(93.9%)과 직장(49.6%)등과 같은 고정된 장소의 비중이 높은 탓이다. 전년대비 성장속도를 보면 28.3%에서 62.5%로 급증한 LTE가 단연 돋보인다. 2013년은 통신사들의 공격적인 마케팅과 더불어 본격적인 LTE 시대가 시작된 해이다.
MIM과 LBS의 증가
모바일 인터넷을 이용하는 목적으로는 95.9%를 차지하는 '자료 및 정보 습득'이 2012년과 2013년 모두 가장 높게 조사되었다. 성장하는 변화를 보면 MIM과 SNS의 영향으로 커뮤니케이션이 83.9%에서 94.6%로 증가하였고, 위치기반 서비스도 63.9%로 73.1%로 올라갔다. 음악, 동영상, 게임과 같은 여가 활동과 쇼핑, 뱅킹, 증권과 같은 경제활동은 전년도에 비해 큰 차이없이 소폭 증가하는 모습이다.
고착화되는 모바일앱
모바일앱의 활동성에도 변화가 있었다. 2012년에 비해 2013년도는 모바일앱을 다운받아 설치하는 빈도가 현저히 감소했다. 하루에
한번 이상 다운받는 비중이 21.3%에서 3.2%로 급감했다. 이는 스마트폰의 평균 사용 시간이 감소한 원인과 동일해 보인다.
그렇다고 모바일앱의 충성도가 줄어들었다고 해석하는 것은 위험하다. 이용빈도의 수치는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65.9%가 모바일앱을 사용하고 있었고 17.8%는 하루에도 여러번 모바일앱을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신규 다운로드는 감소했지만 실행율은 여전하다는 것은 시장 자체의 고착화때문이라고 해석이 가능하다.
다운로드는 게임, 이용은 커뮤니케이션
모바일앱 다운로드 이용자의 63.9%는 모바일 게임을 다운로드 하는 것으로 조사되어 월등히 높은 신규 설치 비중을 차지하였다. 반면에 블로그, 메신저, 인터넷 전화 등의 커뮤니케이션 앱들이 주로 이용한 모바일앱으로 조사되었다. 모바일 게임은 부담없이 다수의 서비스를 설치를 하고, MIM의 영향으로 신규 앱 설치는 안하지만 커뮤니케이션앱은 꾸준히 이용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평균적으로 2012년에 비해 2013년의 모바일앱 이용 빈도는 낮아지고 있다.
전세계 태블릿 PC 시장은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IHS가 발표한 태블릿 디스플레이의 출하량을 보면 2012년 1억5500만대에서 2013년 2억6000만대로 69%나 성장하였다. 2013년 미국 태블릿 PC 판매량은 약 4200만대로 전년대비 64%나 많아졌다. 지금과 같은 추이를 유지한다면 2015년에는 데스크탑 시장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국내 사용자들은 태블릿에 대한 관심이 좀처럼 높아지지 않고 있다. 통신사의 태블릿 PC 가입자 추이를 보면 2013년 5월에 732,714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에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2013년 11월의 가입자는 655,659명이다. Wi-Fi 버전을 포함한 2013년 국내 시장 출하량은 115만대, 관련 매출 6509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8.2%, 16.3% 하락한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예상치 못한 킬러, 패블릿
국내 시장의 부진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전자책을 비롯한 전용 컨텐츠 부족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데 개인적으로는 동의하지 않는다. 관련 보고서를 찾아보면 태블릿 PC를 통한 주요 소비 컨텐츠는 게임이 월등히 높고, 웹 서핑과 동영상이 대부분이다. 이점을 고려해보면 컨텐츠가 부족한 것이 침체의 주요 원인이라는 해석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아무래도 기기 선호도에 따른 성향이 가장 큰 원인이지 않을까 한다. 5~6인치 크기를 형성하는 패블릿이 유독 국내에서 많이 판매되는 것을 이야기 하지 않을 수가 없다. 패블릿이 차지하는 전체 스마트 기기 비중을 보면 전세계 시장을 기준으로는 7%에 불과하지만 국내에서는 41%나 차지하고 있다. 대형 스크린의 스마트폰을 사용하다보니 태블릿 PC를 따로 구매해야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유통에 대한 노하우 부족
Wi-Fi 버전의 태블릿 PC의 판매 비중이 높은 것도 영향이 크다. 2013년 기준으로 전체 판매량 중 75.1%가 Wi-Fi 버전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망 이용료에 대한 부담감은 사용자들로 하여금 Wi-Fi 전용 기기를 선호하게 만들고 있다. 기기 자체 가격 또한 훨씬 저렴하다.
통신사가 보조금을 지원하고 유통과 마케팅을 해주는 3G나 LTE 버전과 달리 Wi-Fi 버전은 제조사가 해야 할 일이 많아진다. 오프라인 유통망을 통해 스마트기기를 판매해 본 경험이 많지 않은 제조사들은 과거 가전이나 카메라 등을 판매했던 채널을 동원하는게 전부인 상황이다. 사용목적이 다르니 제품의 구성이나 판매접점, 프로모션이 달라져야 하는데 그런 노하우가 부족하다. 시장이 크지 않다보니 자세 또한 적극적이지 않아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자체 브랜드 제품의 부재
태블릿 PC는 유독 비(非)제조사들의 진입이 많은 영역이다. 아마존의 킨들 시리즈를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다. 현재 킨들은 전체 시장의 2.8%나 차지하고 있는 성공 사례이지만 아마존은 순수한 온라인 사업자이다. 자사 컨텐츠를 효과적으로 유통시키기 위한 수직통합 전략의 결과물이며 효과적으로 적중했다.
Verizon의 Ellipsis 7, Tesco의 Hudl, Nvidia의 Tegra Note 등과 같은 '기타'에 해당하는 태블릿 PC가 전체 시장의 38.7%나 차지하고 있다. 애플과 삼성이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는 스마트폰과 달리 태블릿 PC는 사용 목적에 따른 틈새 시장이 잘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전세계 태블릿 PC 시장이 활기를 띄는 중요한 원인 중에 하나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태블릿 PC에 도전을 할만한 튼튼한 컨텐츠형 서비스를 가지고 있는 사업자가 많지 않다. 근본적으로 소비 시장 자체가 크지 않은 한계도 있다. 조만간, 예스24에서 전용 태블릿인 '크레마원'을 출시할 예정이지만 에코시스템의 밀도가 높지 않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견제조사들이 도전하려면 삼성과 LG라는 대형 제조사의 영향력과 중국 제조사들의 저가 공세를 동시에 이겨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강력한 변곡점이 필요
이렇게 국내 태블릿 PC가 성장하지 못하는 이유를 살펴보면 대부분 구조적인 한계이며 쉽게 바뀔 수 없는 것들이다. 인위적인 변곡점이 없다면 지금과 같은 역성장은 계속 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한가지 기대할 수 있는 변곡점이 있다.
정부가 2015년까지 2조 3천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투입하여 초·중·고등학교에 전자교과서를 보급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교과서의 주이용 단말은 태블릿 PC가 된다. 관련하여 디지털교과서협회는 2014년 1월에 온라인교수시스템인 '온티처(OnTeacher)'를 오픈할 예정이며 관련 업체들은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미국에서도 2012년 전자교과서를 도입한 후, 아마존을 중심으로 태블릿 PC 판매량이 급증한 사례가 있다. 대형 시장이 움직이면서 기폭제가 되어 시장이 확산된 것이다. 대중적인 환경이 아직 형성되지 않아 당장은 특정 목적에 편향된 시장이 형성되겠지만 이를 시작으로 국내 태블릿 PC 시장이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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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은 변곡점이 되기 힘들 것 같습니다 문제는 학교에서 전기료를 부담하기 힘들다는 거죠. 한두대도 아니고 그거 어디서 다 충전하고 전기비는 누가 부담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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