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로서 컨텐츠와 서비스를 개발하며 게임을 좋아하는 이로서 게임 스튜디오에 관한 확인되지 않은 아련한 환상을 나도 어쩔 수 없이 가지고 있다. 가능하다면 전문 모바일 게임 스튜디오를 한번 맡아서 해보고 싶은 생각도 한때는(!) 간절했었다.
내게 가장 인상깊고 모델이 되었던 게임 스튜디오는 EA 게임 스튜디오이다. 초대형 스포츠 게임을 만들어 내는 EA의 게임 스튜디오의 메가 트랜드는 의외로 "6개월"이다. 모든 프로젝트의 개발 기간이 절대로 6개월을 넘기지 않는다. 6개월이 넘어가게 애초에 기획을 하지 않을 뿐더러 그러한 아이디어나 시스템이 나오면 차기 버전에 적용할 수 있도록 배려가 된다. 물론, 불문율일뿐 6개월을 어쩔 수 없이 넘기게 되는 경우에는 모든 임원들이 배석하여 회의를 통해 약간의 여유를 주는 경우도 마련을 해놓았지만 EA 스튜디오를 만든 이후로 이러한 경우는 단 한번도 없었다고 한다. EA 스튜디오가 온라인 게임이나 RPG 전문이 아니기 때문에 가능한 이야기이고 이를 일반화하는 것은 어느 정도 오류가 있겠지만 그들이 내놓는 제품의 완성도를 고려해 보면 이를 위한 치밀한 기획력과 시스템이 부러울 뿐이다. 국내 모바일 게임들도 대형화되면서 개발 기간이 1년을 넘기는 제품들이 이제는 그다지 신기하지도 않는 이 시점에서 언제나 개발기간이 부족하다고 회사에 투덜대는 개발자들과 기획자들이 본받아야할 점이다.
이렇듯 모든 게임 스튜디오들이 배고파 하며, 옆의 스튜디오들이 하나둘씩 없어져가는 와중에도 블리자드와 함께 희망이 되었던 EA도 Business Model의 컨버전스와 사업모델의 다각화, 그리고 다양한 플랫폼으로의 도전을 위해 몇년전부터 체질을 바꾸었다. 스튜디오와 함께 퍼블리싱에 손을 대기 시작하면서 수많은 게임을 유통을 하기 시작하더니, 네트워크 게임에서 온라인 게임으로의 도전, 그리고 최근에는 M&A에 열을 올리기 시작했다.
게임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이미 EA가 티뷰론스튜디오, 웨스트우드스튜디오, 크리테리온 스튜디오 등을 인수했으며 오스틴, 시애틀, 라스베이거스 등 미국 뿐 아니라 캐나다, 영국, 일본 등에도 스튜디오를 다수 보유하는 것을 알고 있으리라. 또한, 얼마전에 EA가 사모펀드 엘리베이션 파트너스와 함께 VG홀딩스의 바이오웨어와 판데믹스튜디오를 8억6000만달러에 인수하여 역시 "Eat All"이라는 비아냥을 듣고 있는 것을 언론 등을 통해 들었을 것이다. 스튜디오를 사들이면서 자기의 약점을 보안했던 EA는 이번 인수를 통해 부족한 액션 어드벤쳐와 RPG쪽의 라인업이 강화가 되었으며 바이오웨어가 개발 중인 대형 온라인 RPG가 그 속에 있으므로 WOW에 대적하기 위한 카드가 생겨버렸다. 이번 M&A는 EA의 가장 큰 규모로 알려져 있다.
아래는 국내 모바일 게임의 장르별 베스트에 해당하는 미국 Sprint Nextel 의 What's Hot의 업체별 점유율이다.
시너지의 효과를 충분히 누리고 있음을 한눈에 알수가 있다. 어쩌면 이제는 모바일 게임도 규모의 전쟁이며 라인업임을 부정할 수는 없는 듯 하다. 이러한 공룡은 모바일에서 어떻게 움직이고 있을까? EA와 제휴를 맺은 Major 기업으로는 노키아와 퀄컴등이다. 공룡은 공룡끼리 만남으로서 더 큰 먹이감이 생기는 것이다. EA가 제휴를 했다라는 이유만으로 큰 주목을 받았던 네오위즈와 같이 우리의 공룡들은 EA랑 공룡과 같이 뭔가를 할 생각은 없는건지..
아니면 EA한테 뭔가를 제시해도 관심을 끌지 못할 정도로 준비가 안되어 있는건지... 또한 국내 유명 온라인 게임 업체들의 게임 스튜디오에 대한 저평가와 그나마도 몇몇 있었던 모바일 개발부를 없애버리는 모습을 보며 지속적인 투자와 눈 앞에 보이는 장사만 하는게 아닌건지...
언제쯤이면 EA Korea 홈페이지의 게임정보 섹션에 모바일이 추가가 될 것인지...
이상 요점없이 아쉬움만 늘어놓은 잡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