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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안드로이드 생태계

‘구글 플레이’는 지금까지 자유롭게 운영되면서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상징해 왔다. 애플의 강력한 통제 하에 운영되는 앱스토어와 달리 개발자들이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었다. 장기간 검수를 거친 이후에 등록이 되는 앱스토어와는 달리 구글 플레이는 콘텐츠 내용에 대해 제어를 하지 않기 때문에 서비스 런칭 시기나 이벤트 프로모션을 진행하기가 용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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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자유로운 운영 시스템은 몇가지 문제점을 야기했으며 구글이 구글 플레이를 버린게 아니냐는 항의도 받아왔다. 지금까지 구글 플레이에서 17개의 악성코드를 가지고 있는 앱이 발견되었으며 구글이 삭제 조치를 취하기 전까지 약 70만 다운로드가 이루어졌다. 음란물, 폭력물, 불법 콘텐츠 유통 등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피해자가 생기기도 하였다.


적극적인 통제를 시작하는 구글

2012년 7월 31일(미국 현지 시간), 구글은 전세계 안드로이드 개발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구글 플레이를 엄격하게 관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제부터 성인물, 폭력물, 불법물, 갬블링 등과 같이 유해한 콘텐츠는 등록에 제한이 된다. 개인정보를 훔치거나 악성코드를 포함하는 앱들도 금지된다.

스팸을 보내는 앱이나 검색 노출 빈도를 높이기 위해 관련없는 키워드를 나열한 앱, 사용자의 동의 없이 SMS나 이메일을 보내는 앱들도 모두 제한 대상에 포함이 된다. 모방을 금지하기 위해 다른 기업의 이름이나 기존 앱과 이름이 비슷한 경우도 등록을 거절할 예정이다. 아이콘 또한 동일한 규칙이 적용된다. 또한, 다운로드 및 앱 내부 결제는 반드시 구글의 결제 시스템을 이용해야 하며 수익의 30%를 구글과 나누어야 한다고 명시했다.

구글은 새로운 정책을 당일부터 적용한다고 밝혔다. 구글은 이메일을 통해 새로운 정책에 위반하는 앱은 30일안에 개정을 하지 않으면 구글 플레이에서 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신규 앱들은 이러한 정책 변화에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지만 기존에 서비스하고 있던 앱들은 타격이 매우 크고 반발이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제어하려는 구글의 의지

웹과 검색에 대해 강점이 있는 구글은 지금까지 안드로이드가 구글의 소유가 아니며 누구나 재사용 할 수 있고 자유로운 플랫폼이라는 점을 강조해 왔다. 애플 앱스토어가 성공을 하면서 모바일앱 중심의 사용 행태가 예상보다 오래가고 있어 모바일앱에 대한 제어권을 구글이 강화할 필요를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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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앱스토어가 난립하게 되면서 안드로이드 생태계에 대한 위기감을 스스로 느낀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이번 정책 변경으로 인해 안드로이드 앱의 품질이 높아지고 생태계의 사회적 평가 및 이미지가 향상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구글의 정책 변화는 단기적인 효과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구글이 검수를 선행함으로서 수준이 떨어지거나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의 앱들이 구글 플레이에서 사라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앱들의 수준이 관리되는 것과 사용자들의 이용이 증가하는 것은 별개가 될 수 있다. 장기적으로 애플의 앱스토어와 같이 사용자들이 유료 구매를 하는 비중이 증가하고 개발자들이 수익을 만들 수 있을지 모르겠다.


기존 개발사들의 거부감이 문제

모방 방지 정책에서 언급된 ‘유사함’의 정도는 주관적인 판단이 개입될 수 밖에 없으므로 관련한 분쟁이나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발사들의 가장 큰 거부감은 구글 결제 시스템 사용의 의무감과 30% 수익 배분 문제이다.

애플 앱스토어도 앱내 결제를 자사 시스템으로 강제 적용을 한 바 있으며 당시에도 개발사들은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발사들이 애플 앱스토어에 서비스를 유지한 것은 대체 채널이 없고 아직까지는 가장 높은 수익을 만들어주는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수익을 만들어내는게 쉽지 않은 안드로이드 생태계에서 30%라는 수익 배분율은 부담이 높을 수 밖에 없다. iOS와 달리 사설 앱스토어와 웹기반 배포가 가능하기 때문에 애플과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수 있다.


사설 스토어가 위험요소

사설 스토어는 안드로이드 생태계의 대표적인 파편화 항목이다. 이미 대형 통신사나 제조사, 서비스 사업자들이 자사 스토어를 보유하고 있으며 주요 안드로이드앱을 유통하고 있다. 개발사들이 이번 정책에 반발을 하고 구글과 마찰이 많아진다면 사설 스토어를 통한 앱유통이 증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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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스토어들 또한 이번을 기회로 삼아 경쟁력있는 개발사 유입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게 되었다. 해외의 ‘아마존 앱스토어’나 국내 ‘T 스토어’처럼 구글 플레이 못지 않은 유통 능력을 갖춘 스토어들이 반사이익을 받을 수 있다. 구글은 이번 기회에 사설 마켓의 세력을 약화시키기 위하여 폐쇄적인 안드로이드 운영 전략을 펼 가능성도 있다.


앞으로의 전망은?

앱스토어 경쟁력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한 구글로서는 이번 정책 이후에도 다양한 전략적인 변화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카카오톡과 같이 플랫폼 전략을 추진하던 대형 사업자들은 이번 일을 계기로 전략적인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구글 플레이의 유통력이 필요치 않은 개발사들은 사설 앱스토어와의 제휴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고 구글 플레이는 경쟁력있는 앱을 확보하겠다는 원래 취지에 반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구글 플레이에 남는 앱들은 결제 모듈을 이중화로 개발해야 하며 이는 안드로이드 생태계의 파편화를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익을 극대화해야 할 기업으로서는 어쩌면 이번 정책 변화는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생태계를 운영하는 정책에서 애플과는 대비되는 성격을 보여 왔던 구글이 강한 통제를 하는 것이 성공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이 포스팅은 제가 Digieco에 기고한 '적극적인 통제를 시작하는 구글 플레이' 보고서를 블로그 형식으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2012/08/15 15:38 2012/08/15 15:38
엔김치

사설마켓들이 사실상 30%의 수수료를 받고 있고, 구글보다 더 엄격하게 관리를 하고 있는 점으로 보아서 국내에선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는 곳이 그렇게 많지 않아 보입니다. 중국 / 유럽에 있는 구글에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는 사설마켓들이 득을 보겠죠.. 항상 좋은글 감사합니다.

Bong.

좋은글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