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토막 난 시청률
지상파 DMB는 '보편적 방송 서비스'를 표방하며 2005년에 시작하였다. 2012년에 퇴장한 위성 DMB와 달리 무료로 제공되는 지상파 DMB는 국내 휴대폰의 기본 사양으로 자리잡으며 꾸준히 저변인구를 확대하고 있다. 현재 지상파 DMB를 지원하는 단말은 약 4,500만대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사용자는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지상파 DMB 사업은 극심한 위기 상황이다.
시청률을 보면 2009년 평균 1.224%를 정점으로 꾸준히 하락세를 보여주고 있다. 작년에는 0.5%까지 감소했다. 올해는 9월까지의 지표로는 살짝 반등하는 모습을 보여주고는 있지만 커다란 성장은 어려울 것이라는게 업계의 전반적인 시각이다.
수익 구조는 더욱 심각
수익 구조는 더욱 우울한 상태이다. 현재까지 지상파 DMB의 주요 BM은 광고이다. 그런데,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의 자료에 의하면 2011년 236억원을 기록했던 지상파 DMB의 광고 매출은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올해 9월까지는 80억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4분기 매출이 빠진 것을 고려한다고해도 사업적으로 심각한 위기 상황인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악순환의 시작
사업을 유지하는게 어려워지면서 지상파 DMB는 자충수를 두기 시작한다. 수익을 확보하기 위해 주파수를 쪼개 채널을 늘이기 시작한 것이다. 작년에도 MBC 에브리 1 방송 채널이 신규로 들어왔다. 채널을 임대하면서 수익을 개선하는 시도도 시작되었다. MBN은 U1에서, WOW-TV는 YTN에서 채널을 빌렸다.
롯데, CJ, 현대 등 홈쇼핑업체도 U1, 한국DMB, SBS 채널을 통해 지상파 DMB에 진출하였다. 커머스의 관점에서 보면 일단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 DMB 홈쇼핑 매출은 지난 5월 CJ홈쇼핑의 서비스 개시 이후 꾸준히 늘고 있으며 하루 매출 7000만원을 넘긴 사례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정책으로 인해 채널은 증가하고, 채널 증가는 그대로 DMB 화질 저하로 이어지는 문제점을 안게 되었다. 방송 서비스의 기본은 선명한 영상을 전달해야 하는 것인데 수익을 위해 기본적인 서비스의 퀄리티를 일부 포기한 상황이 된 것이다. 지상파 DMB의 악순환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고화질 DMB의 등장
이렇게 지상파 DMB의 화질이 계속 문제가 되자 얼마전 새로운 시도를 시작했다. 기존 DMB 주파수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니 일반
데이터망(LTE, Wi-Fi 등)을 통해 화질 개선 데이터를 받아 합성하여 화질을 높인 고화질 서비스이다. 이 기술을 통해 기존 해상도
320×240급 화질이 640×480급으로 개선되었다.
2013년 6월부터 시작된 고화질 DMB 방송을 최근에 언론이나 방송사에서는 획기적인 서비스라고 포장을 하고 있으나 논란의 여지는 남아 있다. 많은 채널을 유지하면서 떨어진 화질을 일반 데이터망을 통해 서비스를 하는 것이 '보편적 방송 서비스'라는 컨셉하에 '무료'를 강조하던 지상파 DMB의 본질과 맞는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 물론, 고화질 방송은 선택사항일 뿐이지만 현실적으로 고화질 영상을 경험하면 일반 영상은 도저히 다시 볼 수가 없을 정도이다.
LTE와 모바일 TV
지상파 DMB가 어려워지는 이유 중에 하나는 LTE 시대가 되면서 통신사들이 영상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웠기 때문이다. SKT는 월 9천원에 하루 2GB씩 사용할 수 있는 T모바일라이프팩(T스포츠팩, Btv 모바일팩)를 내놓았다. LG U+도 이와 유사한 LTE 데이터팩을 월 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KT는 모바일 TV 시청 시 Wi-Fi를 이용해 데이터 절약이 가능한 솔루션을 제공하면서 월 5000원에
모바일 IPTV와 전용 데이터 6GB를 판매한다. '올레 TV 모바일'에서는 푹(Pooq)을 재판매도 하고 있다. 통신사들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면서 LG U+의 HDTV, KT의 올레 TV 모바일, SKBB의 Btv모바일의 가입자가 증가하고 있다.
킬링타임이 너무 많아
이들을 통해 접하는 OTT 서비스들은 고화질 영상은 물론이고 N-Screen 환경에서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실시간 방송 서비스라는 제약이 있는 DMB와 달리 OTT는 영상을 소비하는 이용 행태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을 할 수 있다. 대표적인 기능이 VOD 서비스이다.
현대인들은 더 이상 영상을 실시간으로 소비하지 않는다. 'Binge Viewing' 또는 'Marathon Viewing'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TV 프로그램을 VOD 형태로 본다. 지상파 DMB에서는 절대로 이러한 소비자의 니즈를 채워줄 수가 없다.
물론, 지상파 DMB의 현재의 위기는 영상 소비 행태의 변화나 화질의 문제가 전부는 아니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내 손안에 있는 휴대폰으로 킬링타임할 수 있는 컨텐츠가 너무 많아졌기 때문이다. SNS와 모바일 게임, MIM의 발전은 사용자들이 단방향의 영상만 소비하도록 놔두지 않고 있다.
해결법이 쉽지 않아
시청률이 떨어지고 있으나 위성 DMB처럼 서비스 중단이라는 극약 처방을 내릴 수는 없다. 여전히 남아있는 피처폰 사용자들에게는 실시간 TV를 접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며 네비게이션이나 USB 형태의 기기들이 많이 남아 있다. 정책적으로도 무료·보편 미디어 복지 개념으로 유지시켜야 할 명목은 충분하다. 내년에는 동계 올림픽, 월드컵 등의 스포츠 이슈가 많아 좀 더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희망은 단기적이고 DMB 사업자들의 위기 극복 정책은 끝없는 악순환을 만들고 있다는 점은 직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 수익성과 미래 비전이 불투명한 인프라에 정부가 언제까지 투자를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사업주체가 냉정한 답을 스스로 내지 않는한 지상파 DMB의 위기는 쉽사리 끝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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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잘 읽었습니다.
한 가지 수정할 게 있는데요.
Bingle Viewing이 아니라 Binge Viewing입니다.
그리고 고화질 DMB서비스도 프리로드된 단말기가 많지 않아
콘텐트 소비자가 직접 다운로드해야하다는 점은 걸림돌로 여겨집니다.
수정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