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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모바일 서비스 기획을 하다보면 빠지지 않고 ‘맛집’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정교한 맛집 데이터를 구축하고 사용자의 현위치를 기반으로 보여주자는 것이다. 이러한 대화는 서비스 전략을 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경험했을만 한 단골 메뉴이다.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WAP에서 APP으로, 검색에서 발견으로, 형식이 바뀌었을 뿐 핵심 내용은 그대로이다.

어쩌면 그만큼 ‘맛집’에 대한 사용자의 요구가 명확하고 중요하다는 반증일런지도 모르겠다. 서비스 사업자들의 대응도 여러번 시도되어 왔다. 대표적인 서비스가 네이버가 운영했던 ‘윙스푼'이다. 방대한 정보와 테마별 구성, 리뷰, 랭킹 등으로 관심을 받았지만 2013년 12월 18일에 공식적으로 종료되면서 사라졌다. 다음커뮤니케이션도 ‘플레이스'와 ‘단골’ 등의 서비스를 출시했지만 큰 호응을 만드는데는 실패하였다. 지금도 플레이스토어에서 ‘맛집’으로 검색하면 수많은 앱들이 새롭게 등장하고 어느 사이엔가 사라져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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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분야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유지하고 있는 Yelp를 필두로 Trip Advisor, Foursquare 등과 같은 안정적으로 서비스가 유지되는 해외와는 확연하게 다른 모습이다.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대표적인 성공 사례조차 없다면 피상적인 사용자의 니즈를 해석하는 것 이상으로 심도깊은 고민과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먼저, 실제 서비스를 고민하면서 경험했던 문제점과 한계를 몇가지 이야기를 해보자.

첫째, 국내에서는 위치 기반 서비스의 데이터 유지 비용이 지나치게 높다. 위치 기반 서비스의 기본적인 데이터 중에 하나가 POI이다. 특정 위치를 지칭하는 POI는 ‘맛집’ 서비스에서는 ‘음식점(식당)’이다. 그런데, 대부분 자영업자로 구성된 음식점의 정보는 매우 자주 바뀐다. 자료 조사를 해보니 개인사업자가 창업한지 1년이 되면 18.5%, 2년이 되면 36.2%가 휴ㆍ폐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접적인 근거는 아니지만 간접적으로 맛집 정보가 얼마나 자주 바뀌는지 짐작할 수 있는 내용이다.

실제로 서비스를 운영을 해보면 적어도 2년이 지나면 맛집 정보의 30% 정도는 사용할 수 없다. 중소형 기업들이 이러한 정보를 직접 구축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이야기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대부분의 국내 스타트업들은 구글 지도의 POI 데이터를 사용하고 있는데 국내 정보는 구글마저 정확도가 높지 않다. 또한, 다들 동일한 정보를 근간으로 서비스를 구축하다보니 차별화를 전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둘째, 단순하게 POI 정보만을 전달하는 것으로는 사용자 행태를 지배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맛집 서비스가 보여주는 정보는 매우 한정적이다. 위치와 메뉴, 주차 정보, 전화 번호, 영업시간과 같은 기본 정보를 제외하면 특별히 보여줄 만한게 없다. 더구나, 검색에서 발견 중심의 서비스 트렌드가 자리 잡으면서 서비스 사업자들은 최소한의 정보만 노출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그렇다 보니 사용자는 노출된 음식점에 대해 인지를 하더라도 검색을 통해 다시 한번 내용을 검증해야 한다. 별점이 있더라고 쉽게 믿지 않는다. 다수의 블로그 포스팅을 보고 나서야 평판에 대한 확신을 갖는다. 맛집 전용 서비스로 사용자를 유입했지만 사용자들은 결국 포탈 검색으로 돌아가 버리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맛집 서비스에 대한 사용자들의 반응은 인상적이지 못하다. 반면에 POI 정보가 부정확했을 때 사용자들이 느끼는 부정적인 이미지는 매우 크게 뇌리에 남게 된다.

셋째, 과도한 정부 규제의 벽을 넘기는 힘들다. 위치기반 서비스를 개발하려면 가장 먼저 마주치는 것은 서비스에 대한 고민이 아니다. ‘위치정보사업자’와 ‘위치기반사업자’라는 단어만 들어도 헷갈리는 법률적인 절차이다. 당연히 보호받아야 할 개인정보을 정부가 관리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실질적인 보호는 못하고 산업규제만 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이다. 더구나 앱스토어를 통해 국경이 사라진 모바일 시대에 국내 업체들이 받는 역차별의 고통은 예상보다 훨씬 심각하다.

모바일 사업자들에게 중요한 것은 ‘맛집’에 대한 사용자의 필요성만큼은 확실하다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한계점은 구조적으로 해결하기 힘든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노력을 하고 관점을 바꾼다면 어느 정도 감소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맛집’을 접근하는 사업자들이 대부분 근본적인 문제점 보다는 사용자 시나리오에 집중하다 보니 계속 실패하는 것이다.

첫번째로 언급했던 데이터 유지 비용은 기술적인 노력으로 보정을 할 수 있다. 기본 데이터는 크라우드소싱(Crowd Sourcing)을 통해 구축하고 사용자들의 반응을 통해 검증이 가능하다. 실제로 사용자들의 방문이 지속적으로 일어나지 않거나 새로운 맛집 검색어에 대한 추가 작업을 지속해보면 POI 품질 유지는 어느 정도 가능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사업자들끼리 제휴를 통해 검증된 데이터가 확산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추가적으로 맛집 서비스는 단순한 검색으로 진입을 하는 역할에서 벗어나 전체 사용자의 이용행태를 지배해야 한다. 모바일에서 최근 주목받고 있는 ‘배달앱’을 생각해보자. 배달앱은 식사를 원하는 사용자의 요구에서 시작해서 근처에 있는 식당의 정보를 제공하고 주문과 결제는 물론 실제 실물(음식)이 배달되도록 만들어 주고 있다. 간략한 식당 정보를 전달하는 것만으로 맛집 서비스가 끝난다면 기존의 실패가 반복될 뿐이다. 배달앱과 같이 뚜렷한 사용자의 목적을 공략하고 모든 행동 단위에서 편의를 제공해주어야 한다.

얼마전, 포탈 검색에서 맛집을 검색할 때의 노하우가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원하는 검색어에 ‘오빠랑’를 추가하면 광고도 보이지 않을 뿐 아니라 상업적 포스팅이 배제되어 비교적 정확한 결과를 얻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가시적인 기능에만 매달려 ‘맛집’ 서비스를 개발했기 때문에 사용자들을 만나지 못하고 있었던 것 같다. 맛집 서비스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접근하는 방식을 바꾸어야 하며 정교한 알고리즘과 검증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지금까지 수많은 실패를 경험했어도 사용자들은 여전히 ‘맛집’에 대한 요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 이 글은 제가 ZDNET Korea에 기고한 칼럼의 초벌입니다. 개인적인 기록을 위해 이곳에 남깁니다. 발행된 글은 여기에 있습니다.
2014/07/23 11:20 2014/07/23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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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의 주요 소비는 모바일로

스마트폰의 대중화가 이루어지면서 영상 콘텐츠의 주요 소비기기가 모바일로 이동하고 있다. 한국스마트미디어협회가 서울, 경기지역 1500명을 대상으로 모바일TV와 IPTV 사용자에 대한 선호도 조사를 한 결과,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70% 이상이 하루 1시간 이상 모바일TV를 시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 기기가 기존의 TV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시대 변화를 반영하여 응답자들의 66%는 모바일 TV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사실, 딱딱한 보고서 내용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모바일이 동영상의 핵심 기기가 되고 있다는 사실은 주위를 둘러보면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버스나 지하철 이동 중에 스마트폰으로 영상콘텐츠를 보거나 스포츠 중계에 열중하고 있는 광경은 이제는 낯설지가 않다. 글로벌 절대 강자 유튜브는 물론이고 곰 TV, 판도라 TV, 아프리카 TV, 엠군, 다음 tvPot 등과 같은 서비스 사업자들은 시장 선점을 위해 이미 뜨거운 경쟁을 시작했다.


 
무시할 수 없는 TV의 존재감

트렌드 변화에 민감한 테크가이들에게 TV는 퇴물 같은 느낌이 들겠지만 그렇다고 무시할 수 있는 대상은 결코 아니다. 오랜 기간 동안 강력한 매체력을 가지고 거실을 지배해 왔고 광고만으로 생존하고 있는 몇 안 되는 전통 매체이다. UHD를 중심으로 여전히 스펙 경쟁을 하고 있으며 곡면 TV 까지 대중화되면서 구매욕을 자극하고 있다. 스마트 TV로의 진화는 아직까지 성공하지 못했지만 아날로그 방송만 소비하는 기기는 절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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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rowitz Associates의 최근 보고서를 살펴보면 동영상 스트리밍을 시청할 때 TV를 이용하는 비중이 2014년에 10%로 컴퓨터나 모바일기기보다 훨씬 높았다. 2012년 3%, 2013년 5% 과 비교를 하면 오히려 성장을 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최근에 집중받고 있는 모바일 기기는 4%에 불과한 예상 외의 기록을 보였다. IPTV와 애플 TV와 같은 셋톱박스를 통해 TV 프로그램을 소비하는 가정이 많아졌고 크롬캐스트와 같은 스틱형 기기들이 등장한 탓이다.


 
방송의 시대에서 선택의 시대로

어떠한 기기를 이용하는지에 앞서 중요한 것은 영상의 소비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는 사실이다. 방송국에서 정한 스케줄에 따라 일방향으로 시청하는 모습은 점점 사라져간다. 여전히 대형 방송국은 팬심을 자극하며 ‘본방사수’를 외치지만 많은 사람들은 원하는 시간에 보고 싶은 프로그램을 직접 선택하고 있다. 유튜브와 넷플릭스, 훌루와 같은 온라인 스트리밍서비스와 IPTV, 그리고 VOD 다운로드 서비스들이 만들어낸 패러다임 변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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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IPTV에 대한 의존도가 높지만 해외에서는 유튜브와 넷플릭스의 파괴력은 실로 엄청나다. 2개의 서비스의 트래픽은 북미 지역의 전체 다운스트림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서비스들이 일반화되면서 이용 행태도 바뀌고 있다. ‘Binge Viewing(몰아보기)’ 또는 ‘Marathon Viewing’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편리하게 영상을 소비하고 있다.



여전히 TV 프로그램을 선호

이와 같은 변화에도 바뀌지 않은 사실이 하나 있다. 바로 ‘TV 프로그램’에 대한 사용자들의 선호도이다. 서비스 사업자들이 자체 드라마를 제작하고 모바일 환경에 맞추어 새로운 실험들을 하고 있지만 대중들은 여전히 TV 프로그램에 대한 충성도가 높다. 63%의 응답자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선택할 때 TV 프로그램 지원여부가 중요하다고 답변한 것은 이러한 행태를 잘 설명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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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도 동영상 서비스나 셋탑박스를 선택할 때, ‘지상파 지원 여부’가 최우선시되는 것처럼 ‘TV’라는 기기(하드웨어)와는 멀어져도 ‘TV 프로그램’을 포기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만큼 오랜 기간동안 축적된 제작 노하우와 시스템, 그리고 대형 자본으로 만들어진 완성도 때문일 것이다.

 

TV와 모바일 전쟁의 향방은

영상 트렌드가 바뀌면서 TV와 모바일은 유사한 콘텐츠를 소비하게 되었다. 사용자들은 여전히 ‘TV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시청하고 있고 실시간이 아닌 원하는 시간에 편하게 볼 수 있는 환경이 되었다. TV를 통해 유튜브 콘텐츠를 재생하고 넷플릭스에 접속을 한다. 모바일 기기를 통해 평일날 못 보았던 TV 드라마는 주말에 몰아서 본다. 결국, TV와 모바일 기기는 의도치 않은 경쟁을 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경쟁에서 승자는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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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로이트 자료를 살펴보면 연령별로 명확한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67세 이상은 92%가 TV에 의존하고 있으며 14~24세는 44%에 불과하다. 아직은 PC가 모바일기기에 비해 높지만 이 또한 빠르게 변하고 있다. 젊은 층은 모바일 기기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반면 중장년층은 TV 의존도가 절대적인 셈이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은 당분간 유지될 것이다.

유사한 영상 콘텐츠를 세대별로 다른 기기로 소비하는 시대가 되었다. 다만, 젊은 층이 세월이 지나 중장년층이 된다고 하더라도 TV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지는 않을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스트리밍 기술을 발달하고 모바일 기기에 익숙한 사용자가 늘어날 것이니 자연스레 TV의 매체력은 서서히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이 단기간에 일어나지는 않겠지만 먼 훗날에는 거실에 모여 온가족이 TV 방송을 보는 것이 어색하게 될런지도 모르겠다.




* 이 글은 제가 Dream Plus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개인적인 기록을 위해 이곳에 남깁니다. 원본 글은 여기에 있습니다.
2014/07/18 17:21 2014/07/18 1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