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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MSP 모델은 무너졌다. 이제는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
지난 글에서는 AI와 클라우드의 변화가 MSP에게 어떤 위기이자 기회를 던져주는지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MSP는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



5. MSP의 근본은 'Gate Keeper'
과거에는 MSP가 고객과 CSP(예: AWS, Azure, GCP) 사이에서 계약·가격·서비스 조건을 대신 해석해주며 일종의 비즈니스 Gate Keeper 역할을 수행했다. 고객은 클라우드 사용에 익숙하지 않았고, CSP도 고객에게 기술적 복잡성을 감당하기 어려웠기에 MSP가 유용한 중개 지점이었기 때문이다.

5.1. AI 시대의 환경변화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클라우드는 인터페이스가 간소화되었고, AI는 API만 있으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도구가 됐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OpenAI나 Claude API를 직접 붙이고, SaaS 기반의 챗봇이나 문서 자동화 도구를 자유롭게 도입하고 있다.

이제 고객은 MSP에게 “AI 좀 써보고 싶은데 알려주세요”라고 묻지 않는다. 오히려 “MSP 없이도 우리는 시작할 수 있다”는 생각이 일반화되어 있다. 따라서 MSP는 기존 역할에 머무를 수 없으며, Gate Keeper로서의 존재 이유 자체가 달라져야 한다.

5.2. 고객의 니즈
그렇다고 고객의 니즈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변화했을 뿐이다. 클라우드와 AI에 대한 고객들의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오히려 특정 CSP나 단일 AI 모델에 Lock-in되지 않으려는 전략적 태도가 생겨나고 있다.

이미 기업의 약 37%가 이미 5개 이상의 LLM(예: OpenAI, Gemini, Claude 등)을 생산 환경에서 사용 중이며, 작년 대비 증가 추이이다. Claude는 코딩, Gemini는 설계, OpenAI는 복잡 QA에 강점이 있다는 것을 기업 CTO들은 너무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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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흐름은 클라우드 기반 AI 전략에서 “Vendor Lock-in은 리스크다”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었음을 보여준다. MSP에게는 또 다른 기회가 생기는 시점이다.

5.3. 기술적인 Gate Keeper로서 진화
결국 MSP는 비즈니스 Gate Keeper에서 기술적 Gate Keeper로 진화해야 한다. 비즈니스적인 편의성을 넘어서 기술적인 편의성을 제공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기존처럼 고객의 SR을 “우리가 대신 해드릴게요”가 아니라 

“우리는 어떤 모델이 어떤 업무에 적합한지 판단하고,어떤 방식으로 CSP와 연결해 실제 워크플로우에 녹일지 설계해드립니다” 라는 방향으로 역할이 바뀌는 것이다.

이 방향은 쉽지 않다. 그렇기에, MSP는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전략을 선택해야 한다. 그 전략은 대형 MSP와 소형 Vertical MSP라는 두 가지 경로로 나뉘게 된다.



6. 기술 기반 대형 MSP의 전략
MSP가 기술적 Gate Keeper로 진화한다는 선언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현실에서 이 역할을 수행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이는 단순한 역량의 문제가 아니다. MSP의 구조 자체가 이 전략을 감당할 수 있도록 바뀌어야 한다. 특히 대형 MSP라면, AI와 클라우드를 통합적으로 운영하고 설계할 수 있는 기술 내재화와 전략 자산을 확보하는 것이 전제된다.

6.1. 기술적 Gate Keeper로서 필요한 역량
첫째, 오케스트레이션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다. 고객은 이제 단일 CSP나 단일 AI 모델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다양한 모델과 서비스들을 조합해 사용하고자 하는 니즈가 증가하고 있으며, 그 조합을 기술적으로 설계하고 실행하는 능력은 MSP에게 필수적이다. 오케스트레이션은 단순한 통합이 아니라, API 구조, 응답 형태, 비용 체계, 지연 시간(latency), 데이터 보안 정책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여 설계되어야 한다.

둘째, 데이터 아키텍처 설계 능력이다. 고객의 데이터를 CSP에 종속되지 않는 형태로 관리하면서도 AI 학습과 실행에 적합한 구조로 설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데이터 레이크, 데이터 파이프라인, 데이터 거버넌스는 모두 MSP가 기본적으로 내재화해야 할 역량이다.

셋째, Agent Builder로서의 역할이다. 업무 단위별로 고객의 AI 활용을 자동화할 수 있는 소형 에이전트를 구성하고, 이를 빠르게 반복 적용할 수 있는 구조를 설계할 수 있어야 한다. 단순히 챗봇을 붙이는 수준이 아니라, AI가 고객의 실질적인 워크플로우 안에서 작동하게 만드는 기획과 기술의 융합이 요구된다.

넷째, 비용 최적화를 위한 AI 기반 FinOps 역량이다. AI 시대의 클라우드는 고정비 구조보다 사용량 기반의 과금 체계가 더 뚜렷하게 작동하기 때문에, MSP는 AI 모델 사용량과 성능, 비용 간의 균형을 조율할 수 있어야 한다. 기존의 FinOps가 인프라 비용을 관리하는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AI 호출량, 모델 크기, latency에 따른 비용 구조를 분석하고 최적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6.2. 중대형 MSP가 나아가야 할 전략
이러한 역량을 갖춘 MSP는 단순한 클라우드 운영 대행이 아니라, 고객의 AI 전략을 설계하고 실행하며 운영하는 전 과정에 개입하는 파트너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그 전략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 기술 자산을 중심으로 한 플랫폼화. 예컨대 베스핀글로벌의 'OpsNow FinOps'처럼 클라우드 자산 가시화 및 비용 최적화를 지원하는 솔루션을 통해, 고객에게 명확한 가치를 전달한다.
  • 고객 맞춤형 조합을 구현 가능한 오케스트레이터 역할. CSP, AI API, 고객 내부 시스템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실질적인 자동화를 설계하고 구축할 수 있어야 한다.
  • Agent Builder 전략을 기반으로 한 산업별 솔루션화. 특정 도메인에 맞는 AI 에이전트를 미리 구성해두고, 이를 템플릿 형태로 반복 활용함으로써 기획과 기술의 레버리지를 극대화한다.
  • AI FinOps 기반의 비용 관리 프레임워크 도입. AI 사용량 기반의 과금 체계에서 MSP는 고객의 사용량을 예측하고, 필요에 따라 조정하며, 예산 내에서 최대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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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러한 전략은 단기적인 외주 개발로는 절대 구현할 수 없는 구조다. 오히려 MSP가 독자적으로 기술 인프라를 구축하고, 장기적인 고객 파트너십을 설계하며, 자체 역량으로 운영할 수 있어야만 실현 가능한 전략이다. 이 방향은 대형 MSP만이 감당할 수 있는 길이며, 그만큼 명확한 투자와 선택이 요구된다.



7. 산업 특화 중심의 Vertical MSP 전략
반대로, 대형 MSP의 구조와 리소스를 갖추지 못한 다수의 MSP는 완전히 다른 전략을 택해야 한다. 기술을 내재화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오케스트레이션이나 플랫폼화 전략을 흉내 내는 것은 오히려 리스크가 된다. 따라서 이들에게 실질적으로 가능한 길은 Vertical MSP로의 전환이다. 지금까지 Vertical MSP는 특정 CSP에 친화적인 MSP를 말했지만, 이제는 변화할 때이다.

AI시대의 Vertical MSP는 특정 도메인—의료, 제조, 건설, 물류, 교육 등—에 대해 깊은 이해를 갖고, 그 문맥에 맞는 클라우드+AI 조합을 기획하고 구성해주는 사업자다. 이 전략은 기술이 아니라 '문맥 이해력'이 핵심이 된다. AI API나 SaaS는 누구나 접속할 수 있지만, 그것을 현장에 맞게 조합하고, 고객이 바로 쓸 수 있는 형태로 포장할 수 있는 능력은 산업 경험과 도메인 전문성 없이는 불가능하다.

예를 들어, 의료기관을 위한 MSP라면 AI OCR + LLM 기반 문서 분류 + 리포트 자동화 기능을 조합한 '비정형 문서 처리 패키지'를 제공할 수 있다. 제조업을 위한 MSP는 비전 AI + anomaly detection + 생산 공정 모니터링을 하나의 구성으로 만들어줄 수 있다. 중요한 건, 이 모든 구성은 새로운 기술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도구들을 고객 문맥에 맞게 '써지게 만드는' 데 있다.

이 전략의 강점은 반복 가능성이다. 일단 현장 맥락에 맞는 패키지를 구성하면, 유사한 고객군에 반복적으로 제공할 수 있고, 유지보수 부담도 낮아진다. 또한 대형 MSP와 기술력으로 경쟁할 필요 없이, '누가 고객을 더 잘 아는가'라는 기준으로 경쟁할 수 있다. 이는 결국 MSP가 기술 기업이 아니라, '문맥 기술 기업'으로 자리잡는 과정이기도 하다.

Vertical MSP 전략은 단기적 생존 전략이 아니다. 오히려 AI가 점점 산업 깊숙이 들어오는 시대에, 가장 강력한 실전형 전략이 될 수 있다. 중요한 건 기술이 아니라 기획이다. 고객이 스스로 구현하기엔 번거롭고, 내부에 역량도 없고, 외주 업체는 맥락을 이해하지 못할 때, 그 간극을 메워주는 존재가 바로 Vertical MSP다.



8. 결론: MSP는 존재 이유를 다시 써야 한다
이제 MSP는 질문을 바꿔야 한다. "우리는 무엇을 제공할 것인가?"가 아니라, "우리는 왜 존재해야 하는가?"다. 클라우드가 처음 등장했을 때, MSP는 기술의 진입장벽을 낮춰주는 존재였다. 하지만 그 장벽이 사라진 지금, 과거의 역할은 더 이상 고객에게 가치로 인식되지 않는다.

오늘날 고객은 클라우드를 직접 계약하고, AI API를 직접 호출한다. 더 이상 MSP가 없어도 기술은 사용 가능하다. 그렇다면 MSP는 기술을 대신 써주는 조직이 아니라, 기술을 '써지게 만드는 조직'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이는 단순한 기술 외주업체나 운영 대행 업체에서 벗어나, 고객의 전략적 파트너로 진화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 글에서 제시한 두 가지 전략—기술 기반의 대형 MSP와 도메인 특화의 Vertical MSP—는 그 변화에 대한 실질적 대답이다. 두 전략은 상호 배타적이지 않지만, 동시에 하나의 조직이 모두 수행할 수도 없다. 따라서 MSP는 자신의 위치, 역량, 시장을 명확히 진단하고 방향을 선택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중간은 없다는 것이다. 기술 내재화 없이 오케스트레이션을 흉내 내거나, 도메인 이해 없이 패키지를 구성하는 전략은 오래가지 못한다. 진짜 전략은, 고객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를 정확히 이해하고, 그것을 기술과 문맥의 조합으로 구현해내는 것이다.

AI 시대는 MSP에게 또 한 번의 기회를 주고 있다. 다만, 이번에는 과거와 같은 리셀링이나 인력 파견 모델로는 응답할 수 없다. 존재 이유를 새로 써야 할 시점이다. 그리고 그 이유는, 고객보다 앞서 기술을 읽고, 고객보다 깊이 맥락을 해석할 수 있는 MSP만이 쓸 수 있을 것이다.
2025/07/30 10:11 2025/07/30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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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클라우드 시대의 MSP
클라우드 기술의 도입은 IT 관리 방식에 혁신을 가져왔다. 특히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 제공업체(MSP)는 클라우드 환경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해오며 성장했다. MSP의 업무범위는 정형화되어 있지는 않지만 고객의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 보안 관리, 데이터 백업, 시스템 모니터링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클라우드 환경의 최적화와 안전성을 책임지는 사업자를 일반적으로 지칭한다.

1.1. 국내 MSP 시장의 성장
국내에서는 메가존과 베스핀 글로벌이 대표적인 MSP 기업이다. 메가존은 AWS와 긴밀히 협력하여 클라우드 서비스 관리에서 큰 성과를 거두었다. 특히 2020년부터 AWS의 ‘Advanced Consulting Partner’로 선정되며, 이 분야에서 중요한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베스핀 글로벌도 AWS와 Azure를 기반으로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두기업 모두 IPO를 준비 중이다.

1.2. 지나친 경쟁과 수익성 문제
그러나 클라우드 MSP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 문제는 계속해서 제기됐다. 2023년 한국 클라우드 MSP 시장의 매출 성장률은 전년 대비 낮아졌고, MSP들이 직면한 가장 큰 도전 중 하나는 수익성 확보였다. 지나친 경쟁과 가격 하락, 그리고 대형 SI 업체들이 클라우드 MSP 시장에 진입하면서 수익 모델이 불안정해졌다. 실제, 글로벌 IT 시장 조사기관 IDC가 발표한 2023년 ‘국내 매니지드 클라우드 서비스(MSP) 마켓셰어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1위 MSP는 SDS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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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AI 시대의 전환점
이 와중에 AI 기술의 부상은 MSP에게 또 다른 기회를 던져주고 있다. 기술의 발전이 빨라지고, GPU가 부족한 상황에서 클라우드와 AI는 뗼레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어 있다. MSP 사업자는 너도나도 CSP와 제휴를 통해 AI MSP로의 전환을 선언하고 있다. 

이제 MSP의 역할은 단순한 인프라 관리 대행이 아니라, AI와 클라우드의 연결을 통해 고객의 비즈니스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파트너로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 변화는 기회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위기의 신호탄이기도 하다. 그 현상과 방향성에 대해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2. 해외 사례: 클라우드 기반 AI의 혁신
AI 기술과 클라우드의 결합은 전 세계 다양한 산업군에서 놀라운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아래는 운영 효율성과 수익 증대 측면에서 AI 기술이 실제 기업 환경에 어떻게 적용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 Toyota (Google Cloud 기반 AI 플랫폼)
    • Google Cloud의 AI 인프라(AI Platform, GKE, Cloud Storage 등)를 사용해, 공장 작업자도 AI 모델을 직접 만들고 배포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
    • 연간 10,000시간 이상의 수작업 절감, 제조 및 자율주행 시스템의 총 소유 비용(TCO) 약 50% 절감 
  •  Coca‑Cola – AI 기반 캠페인 분석 (Azure/Google Cloud 활용)
    • Azure와 Google Cloud 기반 AI 분석 플랫폼을 활용해 소비자 피드백, 소셜 데이터, 판매 데이터를 통합 분석
    • 캠페인 효과 20% 이상 향상, 매출 4~5% 증가, 리테일러 주문 가능성 30% 이상 상승
  • Netflix – AWS 기반 추천 시스템
    •  AWS 위에서 사용자 시청 데이터를 분석하고 머신러닝 기반의 추천 알고리즘을 배포
    • 전체 시청의 75% 이상이 추천 엔진을 통해 발생, 사용자 유지율 10–15% 증가, 연간 수십억 달러 비용 절감 
  • Twilio + Toyota Connected – 고객상담 AI (Google Cloud 적용)
    • Twilio Flex와 통합된 Google Cloud의 Generative AI를 콜센터 및 고객서비스에 활용
    • Toyota Connected 등의 사례에서 고객 상담 응대 시 AI 기반 제안 기능으로 서비스 효율 향상십억 달러 비용 절감 

2.1. 사라진 MSP의 역할
위에 나열된 대부분의 사례는 AI 기술의 가능성과 클라우드 인프라의 유연성을 보여주는 데는 훌륭하지만, 불행히도(?) MSP가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 사례는 거의 없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이제는 자체적인 데이터/AI/DevOps 조직을 갖추고 있으며, 대부분 클라우드 벤더(CSP)와 직접 계약을 맺고 AI 도입을 진행했다. 

위에는 언급이 안되어 있지만 BOQ Group, AvePoint 등은 MSP 개입 없이 Microsoft 파트너 네트워크 기반으로 AI를 도입하여 성과를 만들어냈다. 이 말은 기업은 MSP의 도움 없이도 AI와 클라우드를 활용해 비즈니스 혁신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이들 사례는 MSP에게 단순히 ‘이렇게 하면 된다’는 참고가 아니라 ,"지금 그대로의 MSP 모델로는 이런 고객을 도울 여지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경고가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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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AI 시대, 위기이자 기회: MSP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
AI는 MSP에게 새로운 무기를 쥐여준 동시에, 생존을 위협하는 이중의 칼날이다. AI 도구와 플랫폼이 대중화되면서, 기업들이 굳이 MSP 없이도 자체적으로 운영 자동화와 리소스 최적화를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즉, ‘AI로 MSP가 더 강해질 수 있다’는 말은 ‘AI로 인해 MSP가 불필요해질 수도 있다’는 말과 동전의 양면이다.

지금은 MSP에게 있어 가장 역설적인 시기다. AI는 분명히 MSP가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의 외연을 확장시켜주는 강력한 도구지만, 동시에 고객 스스로 이러한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술 내재화 역량이 높은 중견/대기업의 경우, AI 기반 모니터링, 비용 최적화, 자동화된 오퍼레이션 등을 직접 구현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3.1. 국내 MSP 현실: 기술력은 공짜, 마진은 역방향
많은 국내 MSP가 겉으로는 클라우드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실제 내부 수익 구조는 심각하게 왜곡되어 있다. 대다수의 기업들이 CSP 리셀링 구조에 의존하며, 고객이 요구하는 기술적 지원은 계약 외 무상 제공되는 경우가 많다. 그 결과, 서비스 제공 비용이 매출원가(COGS)를 초과하는 역마진 구조가 흔히 발생한다. 아래는 필자의 경험치로 작성한 COGS 구성 비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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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중소형 MSP나 산업군 특화 MSP는 “가격은 CSP 수준으로 맞춰야 하고, 기술은 무료로 제공해야 한다”는 암묵적 요구에 시달리며, 실제 손익을 분석하면 매출이 늘수록 손실도 커지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인력이 조금만 추가되거나, 고객의 장애 대응 요구가 늘어나는 순간 바로 적자 전환이 된다. 많은 국내 MSP들이 이 같은 구조에 놓여 있음에도, 정확한 원가 분석 없이 매출 중심의 목표를 설정하다 보니, 조직 전체가 장기적으로 소진되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3.2. 변화가 필요한 시점
바로 여기서 MSP는 정체성의 전환점을 맞이한다. 단순히 운영을 대행하는 역할에서, AI를 포함한 클라우드 전반을 설계하고 통합하는 역할로 중심이 이동해야 한다. 기술 그 자체보다, ‘이 기술을 어떻게 묶어서 고객에게 맞는 방향으로 적용할 것인가’가 MSP의 본질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중요한 점은 이 변화가 단순히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AI의 확산으로 인해 MSP 본연의 기능이 점점 고객사 내부로 흡수되고 있는 지금, MSP는 더 이상 과거의 모델로 생존할 수 없다. 변화하지 않으면 사라지는 것이고, 진화하면 새로운 기회가 열린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위기이자 기회다. 위기의 본질을 정확히 인식하고, 기술의 흐름을 고객 중심으로 재구성하는 MSP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4. 선언은 AI, 실상은 수작업 – AI 시대 MSP의 불편한 진실
예전에 이런 말이 있었다.
“홈페이지 만드는 회사의 홈페이지가 제일 촌스럽다.”

지금의 클라우드 MSP 업계도 다르지 않다. 모든 MSP가 “AI 기반 서비스”, “운영 자동화”, “스마트 옵스”를 외치지만, 정작 자기 조직 내부는 여전히 사람 손에 의존한 수작업 중심이다. 실제 현장에서 흔히 벌어지는 풍경을 보면 이렇다.
  • 장애 탐지는 여전히 엔지니어 눈에 의존한다
  • 클라우드 과금 이슈는 고객이 먼저 문의해야 대응이 시작된다
  • 주간/월간 운영 리포트는 여전히 엑셀 복붙과 수작업 편집
  • 고객 요청은 Slack이나 메일로 흩어져 들어오고, 정해진 우선순위 없이 처리된다
  • 클라우드 리소스 최적화는 수기로 체크하거나 아예 놓친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AI MSP입니다”라는 선언은 고객에게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내부 시스템이 아직 ‘사람이 중심’이라면, 그 MSP는 아직 AI 시대에 진입하지 못한 셈이다.

4.1. 스스로 AX를 수행해야 
많은 MSP가 ‘서비스 품질 향상’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제 고객이 체감하는 품질은 단순히 “응답이 빠르다”, “문서가 잘 정리됐다” 같은 정성적 평가가 아니다. AI 기반의 실질적 가치 제공, 그리고 자동화된 상품 설계에서 품질이 갈린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구조가 서비스 품질을 구성하는 진짜 요소다.
  • 클라우드 리소스 구매 자동화 : 고객의 사용 패턴을 분석해 미리 예약 인스턴스를 확보하고, 남는 자원은 다른 고객에게 역경매 방식으로 자동 재판매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
  • AI 기반 자원 추천 시스템 : 고객이 어떤 워크로드를 요청하면, AI가 가장 적절한 리전, 인스턴스 유형, 과금 모델(RI/Savings Plan 등)을 자동으로 추천해준다.
  • 운영 자동화 → 인력 효율성 제고 : 장애 알림, 자원 사용률 분석, 리포트 생성, 고객 응대 흐름을 모두 AI 기반 시나리오로 자동화하면, 운영 인력이 수동으로 처리하던 업무를 줄이고, 더 많은 고객을 적은 인력으로 관리할 수 있다.

이러한 전략이 가능해야 진짜 AI MSP라고 말할 수 있다. 즉, AI를 서비스 포장에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운영 체계 그 자체에 녹여야 한다는 말이다.

4.2. 베스핀글로벌의 Help Now
그런면에서 최근 Help Now의 진화를 눈여겨 볼만하다. 베스핀글로벌은 지난 5월, 고객이 AI를 통해 비즈니스 구조를 재설계(Reshaping)하고 독립적인 지능형 운영 체계를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춰  대대적인 개편을 했다. 

AI 영역에서는 국내외 다양한 LLM과 대량의 보유 데이터를 결합해 고객에 가장 적합한 에이전틱 AI를 제공하는 '헬프나우 에이전틱 AI 플랫폼(HelpNow Agentic AI Platform)'을 중심으로, 생성형 AI 프로젝트의 실행을 위한 '헬프나우 MLOps', '헬프나우 RAGOps', '헬프나우 LLMOps' 등을 제공한다. 데이터 영역은 '헬프나우 데이터 컨설팅(HelpNow Data Consulting)'을 통해 데이터 진단과 활용 전략을 지원한다. 또 '헬프나우 데이터옵스(DataOps)'를 바탕으로 데이터 통합과 AI에 최적화된 데이터 전처리 파이프라인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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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핀이 Help Now에 대한 투자를 한 것은 오래전부터이다. SaaS 플랫폼으로서 Self MSP를 지향하더니 빠르게 AI를 흡수했다. 그 완성도와 시장에서의 평가는 차치하더라도, 뚝심있는 노력에는 박수를 보낸다. 다만, 베스핀을 제외한 국내 MSP는 제대로 된 CMP 조차 없다는 것에 대해서는 한번쯤 생각해봐야 할 지점이 있다.



다음 편에서는 이 흐름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MSP의  장기적인 전략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대형사업자와  특정 산업에 특화된 Vertical MSP로 나누어 개인적인 방향성을 제시하고, 그 흐름을 전망할 예정이다.
2025/07/29 08:51 2025/07/29 08:51